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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로 떠난
우리 시대의 스승 이어령의 첫 유작!
고인이 마지막까지 씨름하다 떠난 질문,
“교회여,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존과 소통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 꼭 해야 할 세 가지를 듣는다!‘기독교가 사회에 무슨 역할을 해줄 수 있는가?’ ‘우리가 하고 있는 대사회적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없는가?’라는 문제 의식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우리 시대의 스승 이어령은 지성에서 영성으로 발을 디딘 후, 성경적 기초와 예수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교회 안팎에서 깊은 혜안을 다양하게 내놓았다. 기독교의 대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질문 앞에 저자는 과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의 방향을 되짚어보기 위해 세 가지를 주목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익숙한 교회를 향해 저자는 “예수님의 생애는 대단히 역동적인 사건”임을 언급하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동성”으로서의 기독교 정체성을 세 가지 동사로 제시한다.
‘먹다 듣다 걷다’ 세 주제는 결국, 현대교회가 비껴갈 수 없는 현대인의 트렌드와 욕망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교회와 성도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경적 역할을 하는 방식과 방향성을 짚어 나간다. 특히 철저하게 성경을 기초로 하되, 저자의 풍부한 식견과 통찰로 겸손한 제안을 아끼지 않는다. 교회의 문제나 불충분한 자기 역할을 비판하기보다 달라져야 하고 시도해야 하는 영역을 다루는 것이 기존의 교회 역할론과 확실한 차이점이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이 예수님이 오신 목적”이지 우리를 배불리 하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며, “물질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 가치를 제시하고 필요를 채워주는 데 있다”고 기준점을 제시한 저자는 “진정한 복지는 감사기도에서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 사회에 무엇을 먹이고 무엇을 소통하며 무엇을 함께 해야 하는지 분명한 답을 제시한다. 나눔과 구제, 대사회적 정체성을 두고 고민하는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에게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반드시 자문해야 할 대명제를 “이삭 줍는 사람들” “만종”과 같은 다양한 명화와 인문학적 통찰을 곁들여 하나씩 풀어놓는다. 고인이 된 저자가 마지막까지 씨름하다가 떠난 이 질문과 답을 통해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길을 모색하는 한국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회복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독자 유익]v. 교회의 정체성과 역할론으로 갈등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v.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조차 부담되는 이 시대 신앙인들에게 일상생활에서의 신앙력을 돌아보게 한다.
v. 전도와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본질부터 방향까지 통합적으로 가이드한다.
v. 음식, 여행, 건강이라는 현대인의 키워드를 신앙적 해석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혜안을 얻는다.
v. 원색적인 복음을 교양 사회에서 어떻게 성경적 가치관으로 실행하고 전방위적 비전을 가질지 깨닫는다.
v. 믿지 않는 분들이나 전도 대상자에게 기독교 세계관과 사명을 쉽게 설명해 준다.
v. 기독 교양서를 쉽고 재미있게 읽고 싶은 젊은이들과 성도들에게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한다.
[프롤로그에서]이 책은 몇 년 전에 열린 제3회 기독교 사회복지 엑스포 ‘주제 콘퍼런스’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콘퍼런스에서 “한국 교회 대사회적 섬김에 대한 평가와 한국 교회 미래를 위한 통찰”이라는 주제 아래 ‘먹다’, ‘듣다’, ‘걷다’ 3가지 동사로 진정한 의미의 복지, 교회가 해야 할 복지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할 일을 3가지 동사로 이야기한 데는 의도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기독교는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대부분 명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영생’이 가장 중요하고,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독교의 상징적 키워드를 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인간 가운데 우리의 일상 현실 속으로 성육신하시고 그로써 역사의 일부가 되셨습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생애는 대단히 역동적인 사건(event)이었다는 것이지요. 이런 예수님의 존재와 가르침을 압축적인 명사로 규정하게 되면 도덕적 덕목으로 축소되기 쉽습니다. 이를 동사로 받아들여서 모든 생명체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동성을 얻어야 합니다. 초월자이신 하나님이 인간과 같아지시기 위해 먹고, 듣고, 걷는 행위로 뛰어드셨는데, 인간이 이를 다시 추상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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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상의 소설 <날개>의 마지막 장면처럼,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은빛 날개를 펴고 눈부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이 절망의 벼랑 끝에서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날개 하나씩을 달아주소서.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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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6일, 시대의 지성이자 큰 스승이었던 이어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선생은 날카롭고 단호한 시선으로 세계를 꿰뚫어보는 명철의 소유자였지만, 또 “사람의 마음을 믿”고 자신의 세상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시인이기도 했다.
사랑과 공생의 힘, 인간의 선한 마음에 대한 신뢰, 미래에 대한 확신과 행동, 삶과 죽음의 형태로 순환하는 영원한 생명의 가치……. 그는 소진되어가는 생의 끝에서 오래도록 시들을 모아 정리하고 엮음새를 고민했다. 그리고 먼 길을 떠나기 며칠 전, 어렴풋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서문을 불러주며 이 시집을 완성했다.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후 펴낸 이어령의 두 번째 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전체 4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1부 ‘까마귀의 노래’는 신에게 나아가 얻은 영적 깨달음과 참회를, 2부 ‘한 방울의 눈물에서 시작되는 생’은 모든 어머니에게 보내는 감사와 응원을, 3부 ‘푸른 아기집을 위해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순수와 희망을, 4부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딸을 잃고 난 후 고통과 그리움의 시간을 담고 있다. 부록은 선생이 평소 탐미했던 신경균 도예가의 작품에 헌정하는 시들을 모았다.
[출판사 서평]“네가 간 길을 지금 내가 간다.”
슬프고 아름다운 이별의 마침표,
시대의 지성 이어령 유고시집네가 간 길을 지금 내가 간다.
그곳은 아마도 너도 나도 모르는 영혼의 길일 것이다. - 서문에서
2022년 2월 26일, 시대의 지성이자 큰 스승이었던 이어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보다 먼저 ‘하늘의 신부’가 된 딸 이민아 목사의 10주기를 앞두고 선생은 사랑하는 딸과 하나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소진되어가는 생의 끝에서 오래도록 이 시들을 모아 정리하고 표지와 구성 등 엮음새를 살폈다. 그리고 먼 길을 떠나기 며칠 전, 어렴풋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서문을 불러주며 이 시집을 완성했다.
1부 ‘까마귀의 노래’는 신에게로 나아가 얻은 영적 깨달음과 참회를, 2부 ‘한 방울의 눈물에서 시작되는 생’은 모든 어머니에게 보내는 감사와 응원을, 3부 ‘푸른 아기집을 위해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순수와 희망을, 4부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딸을 잃은 후의 고통의 시간을 써 내려간다. 헌팅턴비치는 딸 이민아 목사가 생전 지내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도시다. 일찍이 떠나 닿을 수 없게 된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이어령’의 마음은 정제된 시어를 통해 투명한 슬픔으로 빛난다. 부록은 선생이 평소 탐미했던 신경균 도예가의 작품에 헌정하는 시들을 모았다.
불 켜진 창문 같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들을 마주 보렵니다 / 눈이 있는 모든 생물과 만날 때에도 그렇게 하렵니다 // (중략) 누군가 제 눈을 보고 두드리면 저도 그에게 / 제 방문을 열어줄 것입니다 / 그의 키가 제 지붕만큼 높아질 때까지 / 우리는 우리의 방들을 모아 큰 집을 지을 것입니다.
- 「나의 몸 나의 방」 부분
이어령 선생은 날카롭고 단호한 시선으로 세계를 꿰뚫어보는 명철의 소유자였지만,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믿”고 자신의 세상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시인이기도 했다. 사랑과 공생의 힘, 인간의 선한 마음에 대한 신뢰, 미래에 대한 확신과 행동, 삶과 죽음의 형태로 순환하는 영원한 생명의 가치……. “보듬어 안을 작은 생명들을” 돌보기 위한 비상을 꿈꾸며 “활이 아니라 하프가 되거라” 평화를 강조하던 선생의 나직한 음성이 여전히 귓전에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가난의 추위”, “혼자 있는 추위”, “전쟁의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좀 더 따뜻한 게” 필요하다. “어머니의 겨울 이야기” 같은 자애로운 보살핌, “땅속에 묻힌 파충류의 꿈”처럼 지긋이 품은 내일에 대한 기대, “허들링으로 벽을 만들어 눈보라를 막는 펭귄들의 사랑”에서 느껴지는 배려의 온기 같은 것. 이 ‘따뜻한 것’들이 “천년의 추위에도 떨지 않는 사람들의 생, 사랑의 양식”이 되어 공생의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일지도.
생의 한가운데 죽음이라는 고향으로,
엔딩 크레디트에 놓은 꽃 같은 시집
눈을 뜨면 그 많던 밤은 가고 / 부활의 아침이 온다 // 오직 하나의 아침을 위하여 / 떠오르는 태양을 보거라 / 너의 아침은 나의 아침 / 아침은 하나.
- 「하나의 아침을 위하여」 부분
‘메멘토 모리’, 선생의 좌우명과도 같았던 말. 이어령은 치열한 삶의 궤적을 지나오며 잠시도 죽음을 잊지 않았다. 죽음은 탄생의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지 영원히 닫혀버리는 결말 같은 것이 아니라고. 선생은 “죽음이 허무요 끝이 아니라는 것”을 딸 이민아 목사의 인생을 보고 배웠다고 말한다. “까맣던 밤이 가고” 오늘도 내일도 아침은 온다. 흐려지지 않는 빛의 모습으로. “아름답고 찬란한 목숨의 부활”은 “다시 암흑을 치는 번갯불처럼” 눈부시게 찾아온다.
“한 호흡의 입김”조차 나누지 못하고 “내 살 내 뼈를 나눠준” 사랑하는 딸을 잃어야 했던 뼈 시린 아픔. 이들은 이제 “혼자 긴 겨울밤을 그리도 아파”하지 않고, 더는 “네가 없는 시간 속으로” “혼자” 걸어가지 않는다.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믿으세요.
그 마음을 나누어 가지며 여러분과 작별합니다.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 이어령 (광화벽화 추모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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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지성 이어령,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절망의 시대, 멘토 이어령의 메멘토 모리를 넘어서는 놀라운 희망의 메시지!삼성 고 이병철 회장은 죽음과 대면했을 때, 가톨릭 신부님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한 스물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1년,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그 스물네 가지 질문에 대해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답한다. 비유, 스토리텔링, 상상력, 추리력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멘토 이어령의 답은 지금 혼돈의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분명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출간될, 총 20권에 이르는 방대한 시리즈 『이어령 대화록』의 제1권이다.
1부는 2021년 12월의 대담으로,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품고 이어령 선생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스물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눈앞에 그려봤다.
2부는 2019년 7월~10월에 진행된 대담으로, 우리 삶에서 이병철 회장의 스물네 가지 질문이 왜 중요한지 구체적인 생각과 느낌을 이 선생에게 물었다. 이어령 선생은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 위에서 헤매는 사람, 그 문지방을 넘어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가려는 사람을 위해 답했다.
3부는 2021년 5월의 대담으로, 인류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경험하고 세계대전보다 더 거대한 죽음 앞에 살아가게 되었음을 토로하고, 이 죽음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이어령 선생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4부는 이병철 회장이 남긴 스물네 가지 질문을 끝마친 다음 이어령 선생과 나눈 영성에 관한 더 깊은 이야기다. 이어령 선생이 몸소 겪은 위대한 신앙의 체험, 신께 드리는 청원,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겼다.
[출판사 서평]절망의 시대,
멘토 이어령의 메멘토 모리를 넘어서는 놀라운 희망의 메시지!
총 20권에 달하는 『이어령 대화록』의 첫 번째 책!
이어령 선생은 문학과 예술은 물론이고, 언론계나 공직에도 몸담으며 오랜 세월 동안 활약해온 한국의 대표 지성이다. 그는 문학평론가에서 출발하여 언론인·교수·출판인·장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활동해왔으며, 문학뿐 아니라 지성계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평가하는 역할을 도맡아왔다.
청년기에는 소설가 김동리·시인 김수영·문학평론가 조연현과 같은 기성의 거인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여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낸 청춘의 리더십을 보여주었고, 장년기에는 출판인이자 언론인으로서 신문 매체에 논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문학 전문지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대학 강단에서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중년기에는 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문화행사를 이끌고 문화부 장관으로서 한국의 문화예술체육계 전반의 행정을 돌보기까지 했다. 그 후로도 석학으로서의 면모를 뽐내며 각종 사회 지도부의 위치에 서 있었던 이어령 선생은, 이제 시대의 스승으로서 원로의 위치에 이르러 있다.
이 책 『메멘토 모리』는 이어령 선생이 강연 및 인터뷰를 통해 세상과 나눈 방대한 대화의 기록인 『이어령 대화록』의 첫 번째 책으로, 총 20권이 이어 출간될 예정이다. 이어령 선생이 우리에게 현재를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것일까? 그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 시대의 삶과 죽음, 그리고 문명사회에 대한 성찰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이어령 선생이 암 투병 중이던 어느 날, 한 기자가 찾아왔다. 그는 이병철 회장이 죽음에 대면했을 때 신부님에게 전한 스물네 가지 질문을 언급하며, 오늘 똑같이 죽음에 당면해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 선생의 입장에서 답을 청했다. 30여 년 전의 질문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때마침 전 세계 인류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었다. 어쩌면 모두가 이병철 회장이 던졌던 스물네 가지의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연유에서 이어령 선생은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의 서,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그 답을 공유하기로 결단한다.
이 책 『메멘토 모리』에서는 이어령 선생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고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비유와 스토리텔링, 유추와 상상력으로 구체적으로 눈앞에 그려봤다. 죽음과 종교와 신과 지구에 대해, 신학자나 과학자가 아닌 기호학자이자 언어학자,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답한 내용이 책에 담겼다. 죽음, 신, 종교라는 세 가지가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지만 사실상 과학, 예술, 문명, 문화 등 여러 영역에 걸쳐서 진행된 대담으로, 지식과 상식을 넘나드는 적극적이면서도 활달한 지성과 상상이 재미를 더한다.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1.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
2. 신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라는데 무엇으로 증명(證明)할 수 있는가?
3. 생물학자들은 인간도 오랜 진화 과정의 산물이라고 하는데, 신의 인간 창조와 어떻게 다른가?
4. 언젠가 생명의 합성, 무병장수의 시대도 가능할 것 같다. 이처럼 과학이 끝없이 발달하면 신의 존재도 부인되는 것이 아닌가?
5.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6. 신은 왜 악인을 만들었는가? (예: 히틀러나 스탈린, 또는 갖가지 흉악범들)7.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 죽었다는데, 우리의 죄란 무엇인가? 왜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내버려 두었는가?8. 성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9. 종교란 무엇인가? 왜 인간에게 필요한가?
10. 영혼이란 무엇인가?
11. 종교의 종류와 특징은 무엇인가?12. 천주교를 믿지 않고는 천국에 갈 수 없는가?
13. 종교의 목적은 모두 착하게 사는 것인데, 왜 천주교만 제1이고, 다른 종교는 이단시하나?
14.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15. 신앙이 없어도 부귀를 누리고, 악인 중에도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신의 교훈은 무엇인가?
16.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을 약대(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
17.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국민의 99%가 천주교도인데, 사회 혼란과 범죄가 왜 그리 많으며, 세계의 모범국이 되지 못하는가?18. 신앙인은 때때로 광인처럼 되는데, 공산당원이 공산주의에 미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19. 천주교와 공산주의는 상극이라고 하는데, 천주교도가 많은 나라들이 왜 공산국이 되었나?
20. 우리나라는 두 집 건너 교회가 있고 신자도 많은데, 사회 범죄와 시련이 왜 그리 많은가?
21. 로마 교황의 결정엔 잘못이 없다는데, 그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독선이 가능한가?
22. 신부는 어떤 사람인가? 왜 독신인가? 수녀는 어떤 사람인가? 왜 독신인가?
23. 천주교의 어떤 단체는 기업주를 착취자로, 근로자를 착취당하는 자로 단정, 기업의 분열과 파괴를 조장하는데, 자본주의 체제와 미덕을 부인하는 것인가?
24.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죽음, 신, 종교……
우리 시대 대표 지성의 비유와 스토리텔링, 유추와 상상력으로 들여다보다이 책은 고 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스물네 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어령 선생은 막힘없이, 삶에서 죽음까지 관통하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1부는 2021년 12월의 대담으로,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품고 이어령 선생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스물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눈앞에 그려봤다. 특히 인간의 오만과 코로나 패러독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및 과제, 진화의 원리와 신의 인간 창조에 기반을 둔 기독교적 가치관의 비교, 과학의 발달과 신의 존재, 지구의 종말에 관한 의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2부는 2019년 7월~10월에 진행된 대담으로, 우리 삶에서 이병철 회장의 스물네 가지 질문이 왜 중요한지 구체적인 생각과 느낌을 이 선생에게 물었다. 스물네 가지 질문은 우리 삶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물음으로, 이어령 선생은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 위에서 헤매는 사람, 그 문지방을 넘어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가려는 사람을 위해 답했다. 선생은 또한 암과 싸우는 절박한 입장에서, 죽음을 앞둔 이병철 회장과 같은 갈증과 굶주림으로 답했다.
“지구에 종말이 닥쳐도 최후의 증인이 되어 ‘지구는 이렇게 끝났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 종말에 대해 쓰면 그 기록은 종말 뒤에 오는 것이니까 종말보다 0.1초 더 사는 거지.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한마디 말로 남길 겁니다. 사과나무가 아니라 언어의 씨앗을 우주에 뿌리는 것입니다.” _본문 182쪽에서
3부는 2021년 5월의 대담으로, 인류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경험하고 세계대전보다 더 거대한 죽음 앞에 살아가게 되었음을 토로하고, 이 죽음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이어령 선생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코로나19를 통해 죽음의 실체와 대면하게 된 거야. 물론 죽음이라는 걸 이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베일에 가려졌던 그 얼굴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흉하고 무서운 얼굴로 도시 전체, 나라 전체, 지구 전체에 일시로 드러난 거야.” _본문 202쪽에서
“죽음이라는 것이 바이러스, 질병을 통해 개개인의 마음속에 들어와 경험하게 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죽음이 자기 일로 비치기 시작한 것이죠. 죽음을 통해 황폐화된 개인을 응시하게 된 겁니다. 이 죽음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두고 볼 일이지.” _본문 199쪽에서
4부는 이병철 회장이 남긴 스물네 가지 질문을 끝마친 다음 이어령 선생과 나눈 영성에 관한 더 깊은 이야기다. 이어령 선생이 몸소 겪은 위대한 신앙의 체험, 신께 드리는 청원,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겼다.
너 두고 나 절대로 안 죽어어릴 적 신나게 놀다가도
불안한 아이는 어머니에게 달려가 물었다.
“엄마, 죽지 마.”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걱정 마! 너 두고 나 절대로 안 죽어.” _『메멘토 모리』표지 중에서
어렸을 때 엄마와 애착이 심해지면 치맛자락 붙잡고 그러잖아. ‘엄마, 나 두고 죽으면 안 돼.’
그때 어머니가 뭐라고 그래? ‘엄마 안 죽어. 너 두고 절대 안 죽어.’ 그러면 마음이 풀리고 안심이 되지. 아무리 어린애라도 죽는다는 걸 왜 몰라. 그런데 엄마가 ‘너 두고 절대 안 죽는다’ 그러면 그 순간 우리에게 죽음이란 없는 거야. 우리가 죽음을 이기는 거라네.” _『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열림원) 중에서
지독한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어령 선생은, 때가 되었음을, 겨울이 오고 있음을, 죽음이 계절처럼 오고 있음을 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다시금 세상에 돌려주려 한다는 말까지 전한다.
『메멘토 모리』는 코로나의 대재앙으로부터 고난을 겪는 많은 사람에게 그가 전하고 싶은 승리와 희망의 메시지다. 나아가 『이어령 대화록』을 통해 선생은 마지막으로 유언처럼 남기고 싶은 말과 글과 지혜를 모두 전한다.
“너 두고 나 절대로 안 죽어”라고 선언하는 이어령 선생의 목소리가 우리의 귓가에 계속 남아 있는 한 그의 죽음이란 영원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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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삶과 죽음에 대한 그 빛나는 이야기"이 책은 죽음 혹은 삶을 묻는 애잔한 질문에 대한 아름다운 답이다.
더불어 내가 인터뷰어로서 꿀 수 있었던 가장 달콤한 꿈이었다.""나는 이제부터 자네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네.
이 모든 것은 내가 죽음과 죽기 살기로 팔씨름을 하며 깨달은 것들이야.
어둠의 팔목을 넘어뜨리고 받은 전리품 같은 것이지."
선생님은 라스트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당신의 지혜를 '선물'로 남겨주려 했고, 나는 그의 곁에서 재앙이 아닌 생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 했다. 그렇게 매주 화요일,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이라는 커리큘럼의 독특한 과외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사전에 대화의 디테일한 주제를 정해두지 않았고, 그날그날 각자의 머리를 사로잡았던 상념을 꺼내놓았다. 하루치의 대화는 우연과 필연의 황금분할로 고난, 행복, 사랑, 용서, 꿈, 돈, 종교, 죽음, 과학, 영성 등의 주제를 타고 변화무쌍하게 흘러갔다.
- 「프롤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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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문학을 사랑하고 공부해온 이어령이다섯 편의 소설에서 찾은 인생의 길, 생명의 길그간 한국 문화론과 문명사적 담론을 두루 주유하고서,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을 넘어 이제 생명자본주의를 천착하고 있는 이어령이 다시금 문학 작품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부터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그리고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까지,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소설 5편을 이어령의 안내로 읽는다. 한겨울 사랑방에서 두런두런 나누는 정담처럼, 명작이라는 따뜻한 촛불 주위에 둘러 앉아 담소하듯 들려주는 문학, 그리고 영성 이야기!
이어령 선생이 기독교에 입문한 지 6년이 넘었다. 그동안 ‘지성인이 종교를 갖게 되면 글쓰기에 어떤 변화가 올까’ 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40만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후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우물을 파는 사람》 등 종교적 비평과 에세이를 낸 그는 양화진문화원에서 이재철 목사와 3년 동안 ‘지성’과 ‘영성’의 대화를 가졌고, 그중 일부가 책으로 출간되어 기독교계만이 아니라 청년,학생층과 지식인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이어령 선생 단독으로 진행한 연속강연 ‘소설로 찾는 영성순례’가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다시금 독자를 찾아간다. 이미 저자는 기독교에 입문하기 전부터 대학원에서 성서를 기호학으로 분석하는 강의를 열기도 한 바 있었다. 근본주의로 흐르기 쉽거나 그와 반대로 신비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는 영성의 문제를 문학적 시각에서 참신하게 풀어낸 이 글들은 종교를 모르는 젊은이들에게도, 원로의 성직자에게도 다 같이 큰 감동을 줄 것이다. 만지는 것마다 금으로 바꾸는 미다스의 손처럼, 손길 닿는 텍스트마다 시로 바꾸고 창조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저자만의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학에 대한 고지식할 정도의 열정과 애정을 품은,오직 이어령만이 할 수 있는 문학과 영성 이야기이어령은 문학평론가, 대학교수, 언론인, 에세이스트, 시인, 소설가, 일본문화연구가, 문화기획자, 초대문화부 장관 등 다양한 직함을 가졌다. 그가 팔십 평생 이처럼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창조에 대한 특유의 열정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오랜 세월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왕성하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 원천은 바로 문학이었다. 어머니 품에 안겨 《암굴왕》에서 《천로역정》을 읽어주시던 목소리를 듣던 어린 시절, 그리고 대학생 형들이 읽던 일본어판 문학전집을 한 권 한 권 독파하던 소년 시절 이래로 그의 삶의 길은 늘 문학을 향해 있었다. 어느 원로 소설가의 지적처럼 “지금도 문학에 대해서 소년이나 청년 같은 열정을 간직한 것 같은” 이어령의 본령은 바로 문학적 상상력인 것이다.
그간 한국 문화론과 문명사적 담론을 두루 주유하고서,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을 넘어 이제 생명 자본주의를 천착하고 있는 그가 다시금 문학 작품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기독교인은 물론 삶의 길을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 강의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강의는 대학 강의실의 엄숙한 그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명작이라는 따뜻한 촛불 주위에 둘러 앉아 두런두런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 정담에 가깝다.
이 책은 2013년, 양화진문화원에서 저자가 ‘소설로 찾는 영성순례’라는 제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강의한 내용을 다듬고 보완하여 펴낸 것이다. 문학 전공자들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강연인 까닭에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하거나 이론을 소개하는 것은 지양하고, 살가운 표현과 비근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한 ‘정보’를 주기보다는 각각의 작품을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펴면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려 했다.
이 책에서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부터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그리고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까지,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소설 5편을 이어령의 안내로 읽는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유명한 ‘대심문관’ 편을 중심으로 살피면서 높이도 타락도 없는 피상적인 세계의 극복과 구원을 이야기하고, 《말테의 수기》에서는 저자가 사랑하는 대목을 리투아니아 화가 벤 샨의 그림과 함께 보면서 생명과 죽음이 쌍둥이처럼 자라고 있는 도시인의 불안한 영혼을 투시해본다. 〈탕자, 돌아오다〉에서는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어가면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가야 하는 역설 위에 놓인 탕자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레미제라블》과 《파이 이야기》는 최근 상영된 영화 이야기를 곁들여서 혁명과 사랑, 그리고 생명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의 성찬을 차려놓는다. 엄밀한 기획이나 체계 없이 나누는 이야기들이지만 노 비평가의 박식함과 달변의 수사, 그리고 통찰이 비어져나온다. 때로는 교회에서 통용되는 명제들을 의심에 부치고 상투적인 교훈들을 전복하는 이야기도 과감하게 제시하는데, 이를 통해 판에 박힌 이야기의 반복이 아닌, 숨어 있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발견하는 것도 이 강의에 함께하는 이들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이어령이 사랑한 작품들, 그가 작품을 읽는 법이 책은 평생을 문학도로 살아온 저자가 처음 공개하는, ‘편애하는 작품들의 리스트’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에 애정이 묻어 있고, 이따금 저자 자신의 사연이 담기기도 한다. 일테면 《말테의 수기》는 저자가 ‘내 인생의 한 권의 책’으로 꼽는 작품으로, 젊은 시절의 작가는 세상 사람들을 《말테의 수기》를 아는 인간과 모르는 인간, 둘로 구분하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유일하게 세 번 읽은 소설인데, 읽을 당시의 개인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관심 가는 인물도 드미트리에게서 이반에게로, 이반에게서 알료샤에게로 옮겨 갔다. 《레미제라블》을 처음 읽을 때는 솔직히 작품 첫머리의 미리엘 주교 이야기는 건너뛰고 읽었다면서, 미리엘 주교라는 모델을 통해 제시된 사랑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당시의 독서는 사실상 실패했던 것이라고 담담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작품에 대한 이러한 각별한 마음, 따뜻한 해설은 읽는 이들에게 원작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말테의 수기》는 같은 테마가 되풀이되면서 점점 깊어집니다. 그러니까 정말 바쁜 분들은 끝까지 읽으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어디 릴케가 독자들이 이걸 다 읽으라고 썼겠어요? 작가들이 쓰다 보면 원고료 때문에 더 길게 쓰기도 합니다. (웃음) 릴케는 시인인데, 이 정도의 시를 썼다고 해보세요. 그 시를 어떻게 다 읽겠어요? 《말테의 수기》는 말이 산문이지, 아무런 스토리도 없는 시입니다. 그런데 작정하고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훈련된 독자들은 좋은 대목에 끌려서 끌려서 읽다 보면 마지막 탕자 이야기까지 다 읽게 될 거예요.” _110쪽
반가운 것은 이들 작품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이어령의 독서법’도 이따금 노출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말테의 수기》의 경우, 인물과 사건이라는 요소가 있는 통상의 소설을 기대하면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쌍생아처럼 함께 있는 생명과 죽음, 분주한 대도시 파리의 거리를 떠도는 불안의 냄새와 같은 몇 가지 테마가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이 테마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되면서 변주되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작품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데, 그저 자신에게 좋은 대목을 발견하고 감동을 얻는 것으로 족하다. 《카라마조프 형제들》 역시 백미인 〈찬반론〉과 그 속의 〈대심문관〉편, 그리고 파 뿌리 이야기만을 읽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메마른 거리, 범속한 일상에서 영성을 찾다“영성이라고 하면 누구나 신비한 것을 생각합니다. 범속한 이야기가 아닌 환상, 신화나 전설 같은 옛날이야기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더욱이 우리가 살고 있는 합리주의 세계, 과학이 지배하는 문명 안에서는 이성은 있어도 영성은 찾기 힘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 앞에 나타나는 영성의 체험은 스테인드글라스의 성당 안, 혹은 미술관의 전시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산문적인 소설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옛날 성자들이 꽃밭이 아니라 사막에서 영성을 얻을 수 있었다면 오늘의 사막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바로 저 소설의 무대인 도시의 아스팔트 거리일 것입니다.” _6-7쪽
이 ‘영성순례’가 다름 아닌 소설을 통과하여 가는 까닭은 무엇인가? 저자가 생각하는 영성은 육중한 교회 예배당의 제단이나 순백의 성의聖衣 속에 있지 않고 범속한 일상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저자는 영성이란 늪 같은 현실에서 피어나는 것, 그늘 없이는 자랄 수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옛날 사막에 기거하며 영성을 구한 사막 교부들처럼, 오늘의 구도자들은 도시의 메마른 거리를 헤맨다. 그리고 신화나 전설과는 달리 범속한 인간 세계의 민낯, 비루하고 깨어진 인간의 조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야말로 진통과 피가 묻어나는 영성의 언어와 상통한다. 그 절실한 인간의 조건을 그대로 껴안은 채로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우리는 소설 속에서 발견한다. 마치 ‘사형장에 끌려가는 길에 도스토옙스키가 바라본 일상의 거리가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이듯, 우리는 이 작품들 속에서 죽음을 체험하고 일상적 생과 단절해볼 수 있으며, 초월을 위한 하나의 디딤돌을 이 고통의 언어 속에서 얻을 수 있다’(12-13쪽)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5편의 작품이 하나같이 이러한 처절한 실존과 극한의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의 모습을 다룬다. 《레미제라블》은 제목 그대로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카라마조프 형제들》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막장 드라마에 다름 아니다. 〈탕자, 돌아오다〉는 시디신 야생 석류조차 달게 느껴지게 하는 갈증을 찾아 집을 떠나는 형제가 등장하고, 《말테의 수기》에 그려지는 것은 불안하기 그지없는 도시인의 내면 풍경이다. 《파이 이야기》의 227일간의 표류도 미움과 사랑, 환희와 분노가 교차하는 아름답고도 절망스런 일상사의 축소판이다.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찾아내듯 우리는 이들 작품을 통하여 범속한 세계 속에서 영성을 찾아갈 수 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이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놀라운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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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문학으로 읽는 바이블
『지성에서 영성으로』 그 이후 10년
의문과 믿음의 문지방 위에서 외치는 심연의 목소리“영성을 얻기 위해 지성을 버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성은 깨달음으로 가는 사다리입니다.”책소개 지성에서 영성으로 그 이후 10년『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는 2007년 세례를 받으며 하나님과 만난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성경 속 하나님 말씀에 대해 솔직하게 묻고 답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문학을 가르친 교수로서, 기호학자로서의 호기심으로 저자는 성경을 다시 읽자고 제안하며 해박한 지성을 아낌없이 녹여냅니다. 성경에 대한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생각거리를 담은 이 책을 통해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 모두 보다 친근하게 하나님 말씀에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는 이 책을 저자 이어령의 세례 10주년을 기념하며 새롭게 펴냅니다. 이 책이 하나님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여정에 다정한 동행자이자 더 많은 독자들의 머리와 마음을 축일 수 있는 자그마한 우물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저자의 풍부한 지식과 친절한 안내를 따라간다면 평소 성경을 가까이하기 어려워했던 이들조차도 성경에, 하나님의 말씀에 무엇이 있어 이토록 오랜 세월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마음을 어루만져왔는지 절절히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고 아무리 마셔도 목이 타는 세상”에서 우리의 고픈 영혼을 채워주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뿐이며, 우리에겐 먹어도 죽지 않는 생명의 빵, 영혼의 양식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외침을 통해서요.
저자는 성경 속 상징 키워드를 골라 성경이 쓰였던 시대상황과 맥락을 함께 설명하며 이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성경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의 이러한 열정은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자가 소개하는 성경 속 일화는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번민과도 꼭 닿아 있습니다. 글을 따라 읽으며 독자들은 어느새, 우리가 여전히 인간이고 인간일 수밖에 없을 때, 예수님은 어떤 사랑과 고난의 길을 걸으셨는지,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가만히 묻게 될 것입니다.
당신에겐 눈물이 있다책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키워드 중 먼저 눈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자는 “눈물과 함께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의미를 모른다”는 괴테의 문장을 인용하며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시대』에 나오는 눈물은 세속적인 삶의 고통이나 슬픔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원죄와 관련된 인간과 신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비극, 즉 인간의 한계와 숙명을 인정하며 흘리는 눈물임을 지적합니다.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은 성경 속에서 세 번 우십니다. 한 번은 나사로의 죽음을 보고, 또 한 번은 사랑으로 품어주려고 했던 예루살렘을 돌아보시면서, 마지막 한 번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에요. 저자는 예수님이 인간을 위해 흘리신 이 사랑의 눈물을 통해서 우리의 영혼을 씻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직 사람만이 다른 이를 위해 슬퍼하고 웁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능력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요엘 2:13)”으라 하십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길을 걷다가, 잠을 자다가, 밥을 먹다가도 문득 마음속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회개이고 이것이 우리가 먹을 빵을 적시는 눈물이자 양식을 얻기 위해 흘려야 하는 땀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우리 시대에는 예수님이 흘리신 눈물 세 가지 가운데 어떤 것도 맛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마음은 어떤 것이라도 너무 아프니까요. 세상은 늘 죽을 만큼 괴로운 것들을 넘어서야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눈물과 피를 흘리신 후 부활하십니다. (…) 그러니 지금 흐르는 눈물을 닦지 마세요. 마를 때까지 그냥 놔두세요. 눈물은 창피한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당신에게 눈물이 있다는 것은 영혼이 있다는 것, 사랑이 있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고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것, 그리고 뉘우친다는 것,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은 비가 그치자 나타난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것입니다.
_「눈물과 함께 먹는 빵」, 71~72쪽
우리가 삶이라는 광야에서 찾고, 기다리고 바라보는 것또 저자가 소개하는 성경의 유명한 구절 중 하나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태복음 19:24)라는 부분입니다. 논쟁이 많은 이 구절에 대해 저자는 말의 기원을 추적하며 한 가설을 소개합니다. 아람어로 낙타는 ‘gamla’, 밧줄은 ‘gamta’인데 이 두 말의 발음이나 철자가 너무 비슷해서 밧줄을 낙타로 잘못 번역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밧줄로 단어를 바꿔보면 말이 보다 그럴싸합니다. 그럼에도 당시 사회에서 낙타 역시 ‘크다’라는 상징이었기에 낙타라는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저자는 독자들에게 건네려 합니다. 낙타는 등에 항상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지만 그것이 대부분 자신의 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짐이라고 해요. 즉 낙타는 뭐든 욕심껏 가진 사람을 비유한다는 말인데, 여기서 저자는 몽골에서 전하는 낙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하며 담담한 여운을 남깁니다.
원래 낙타에게는 뿔이 있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다른 짐승들이 부러워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슴이 오더니 “그 뿔 좀 빌려 달라”고 했대요. 마음씨 착한 낙타는 인심 좋게 자기 뿔을 빌려줬다는 거죠.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뿔을 돌려주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낙타는 지금도 언제 사슴이 오나 하고 뭔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지평선을 바라보는 것이랍니다. 부자에 비유된 낙타들처럼 우리도 무언가를 잔뜩 짊어진 채 삶이라는 황량한 사막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지요. (…) 우리는 허망하기 짝이 없는 현세의 것들을 찾아 등에 지기 바빠서 하나님이나 진리를 보지 못해요. 우리는 슬픈 눈으로 뭔가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 낙타와 같습니다. 그게 종교를 향한 마음, 영성을 향한 마음이겠죠. 내가 찾고 있는 것이 혹시 거추장스러운 짐뿐인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삶이라는 광야에서 무엇을 찾고, 기다리고, 바라보고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_「낙타와 바늘귀」, 175~176쪽
지성은 깨달음으로 가는 사다리다이외에도 저자는 빵, 새와 꽃, 아버지, 탕자, 양, 집, 목수, 접속, 포도, 제비, 비둘기, 까마귀, 독수리, 지팡이, 사막과 광야, 예수, 십자가 등 성경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들을 프리즘 삼아, 성경 읽기와 해석의 새로운 각도를 보여줍니다. 성경에 나오는 아이콘들이 함의한 문화적 상징과 이미지들을 자유자재로 분석하면서 성경이 경건하고 고귀한 이야기를 넘어 문학작품처럼 감동과 재미를 갖춘 성대한 텍스트의 보고임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성경의 행간이 숨겨두고 있는 풍요로운 시학의 성찬과 마주하면서 신학神學에서 ‘ㄴ’ 하나를 빼면 시학詩學이 된다는 저자의 위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어령의 지성이 독자에게 선물하는 깨달음으로 가는 사다리이자, 우리를 영성으로 인도하는 하나의 계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정신판 서문
아직도 문지방 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나는 우물을 파는 사람이지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말을 해야겠다. 나는 문학이든 신앙이든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지고 우물을 파듯이 판다. 물이 나올 때까지. 그렇게 판 우물에서 물이 솟아나면 나는 얼른 다른 곳으로 땅을 옮기고 또다시 새 우물을 판다. 이렇게 해서 수없이 많은 책들이 태어난 거다. 그 책들 하나하나가 삶에 대한, 진리에 대한 갈증인 셈이다. 그러한 책들이 내 목을 축여 갈증을 없애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건 빈 두레박과 마찬가지다. 두레박은 비어 있기 때문에 다시 물을 찾는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펴냈던 이 책 역시 내 첫 크리스천의 목마름을 위해 파낸 하나의 우물에 지나지 않는다. 역시 그 책을 쓰고 난 떠났다. 벌써 내 관심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에서 한 말들에서 멀리 떠나가버렸다. 성서에 보면 불타는 소돔의 성을 뒤돌아보았기 때문에 소금기둥이 되어버린 롯의 아내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내가 쓴 책에 대해 뒤를 돌아다본 적이 없다. 심한 경우에는 오자나 잘못된 사실이 있어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사람이 살아온 삶은 아무리 후회하고 반성하더라도 교정을 보듯이 또는 개정판을 내듯이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에게는 정말 예외적인 일이 생겼다. 이미 출간된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의 개정신판을 내게 된 것이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성경에는 ‘빵’이 대부분 ‘떡’으로 번역되어 있다. 본문에서도 떡이냐 빵이냐에 대한 자세한 논의를 했다. 그러나 이것을 책 제목으로 하고 보니 많은 오해가 생겼다. 특히 “떡만으로는 살 수 없다”라 알고 있는 독실한 크리스천에게는 큰 혼란을 가져왔다. 이유는 또 있다. 정통적인 신학으로 보면 오류에 가까운 해석들이 많아 이단의 책으로 비칠 수도 있는 내용들이 있다. 신학으로, 종교인의 고정된 시점으로 읽은 게 아니라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 롱셀러인 바이블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즉 문학비평가의 시점으로 읽었기 때문에 종교적 해석과는 다른 점이 많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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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의 책소개냉철한 지성의 한없이 뜨겁고 순진한 일기장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그는 기성의 모든 권위에 대해 거부하는 몸짓으로 살아온 냉철한 지성인이자 무신론자입니다. 교회를 다녀본 적도 없고, 어떤 종교도 믿어본 적 없었던 그가 2007년 7월 24일 세례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신자의 길을 걷습니다. 그동안 많은 직함을 갖고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이 길이 외로울 수도 있지만 신자로서 한발, 한발 나아가고 싶습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누구도 읽을 수 없었던, 냉철한 지성의 한없이 뜨겁고 순진한 일기장입니다. 한 무신론자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까지의 인간적인 망설임을 담은 고백록으로, 저자 이어령이 크리스천으로서 지성에서 영성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그에 따른 진솔한 생각을 세세히 기록했습니다. 책 말미에는 여러 언론사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함께 실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높은 성역의 문지방 위에 오르게 되었다고 고백한 이후,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에게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열림원에서는 저자 이어령의 세례 10주년을 맞아 최신개정판에서 빠졌던, 따님 이민아 목사의 간증 부분을 되살려 새롭게 펴냅니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 전체의 메시지로 볼 때 그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땅에서 하늘처럼 살다 2012년 봄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이민아 목사는 감히 짐작하기 힘든 고통을 때론 뜨거워 목이 데일 듯한 문장으로, 한편으론 한없이 차분하게 서술해갑니다. 예수님은 눈물로 어머니를 위로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고 슬픔을 뛰어넘는 희망을 이야기하십니다. 사람들은 지상에서 인간의 삶은 무엇이고 그 속에 하나님이 어떻게 임하시는지 고백한, 이 먹먹한 편지를 받아들고 한동안 말없이 서 있게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이 범접하지 못하는 영역은 예술과 종교의 ‘영성’이라고 저자 이어령은 말합니다(2017년 8월 사랑의 교회 강연). 미래사회 종교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빈 공간을 영성으로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이죠. 새시대의 문턱에서 이어령이 영성에 대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깊이 있는 고백과 의문, 믿음의 메시지는 읽는 이를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인도하는 작은 표지標識가 될 것입니다.
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섬이다
무신론자이기에 더욱 절실하고 높이 울리는 기도이어령은 교토 연구소에 와서 생활하는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단 한마디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누군가와 만나 얘기하고 식사하고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 즉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었죠. 저자는 자신을 외딴 섬에 표류하게 된 로빈슨 크루소에 비유하며 혼자라는 사실이 주는 고통을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막상 누군가를 만나게 될까 두려워하는 모순된 마음도 털어놓지요. 외롭다는 말은 곧 자유롭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국의 모든 풍경과 뉴스, 사람들을 아무 부담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교토 생활의 행복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는 이국땅에서 느끼는 존재론적 외로움을 질료로 삼아 꼬박꼬박 일기를 써나갑니다. 일기 쓰기는 빈 종이의 공백, 그 헛헛함을 문자로, 의미로 메워가는 행위이지요. 저자는 흰 고래 모비딕을 쫓는 에이하브 선장을 원고지의 공백과 맞서 싸우는 작가에 비유한 누군가의 평을 예로 들면서, 자신 역시 그 흰 공백의 심장을 꿰뚫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매일 그 바다에서 익사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죽는 날까지, 세계가 끝나는 날까지 글을 쓰리라 결심하지요. 추운 겨울에도 피는 수선화처럼 끝끝내 고개 들고 일어서는 언어들을 찾아내서요. 다음에 소개할 일화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어령은 세례를 받기 전인 2004년 교토에서의 연구소 생활 중 하루를 회상하며 책을 시작합니다. 빈방의 어둠이 싫어 불을 켜놓고 다녔던 시절, 슈퍼에서 쌀 한 자루를 사들고 집으로 걸어오다 그는 문득 묻게 됩니다. 초인종을 누르면 누군가 기다리다 문을 열어주는 작은 행복조차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일까? 희망의 별도, 동방박사를 인도한 별빛도 아닌, 그저 남의 나라 땅에 놓인 방 한 칸, 그 창백한 형광등 불빛을 향해 걸어가며 어깨를 짓누르는 쌀자루의 무게를 느낍니다. 평생 책과 종이, 문자와 정보에 허덕이며 비틀비틀 걸어온 자신의 발소리를 그제야 듣게 된 것이지요. 집에 돌아온 그는 쌀자루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고 내려놓기 위해서, 이 빈방을 물질이 아니라 영혼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쓰인 시가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린다고 고백하며 시작하는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입니다. 그것은 저자에게, 마감에 쫓기며 쓰던 글과는 다른, 원고료로 환산할 수 없는 글이었습니다.
이어령은 말합니다. 먹을 것이 족하고 목을 적실 물이 넘쳐나도, 추위를 막아주는 단단한 벽이 있어도 어디엔가 나처럼 무거운 쌀자루를 내려놓고 빈방에 앉아 몰래 기도를 드리는 무신론자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겉으로는 강한 체 오기를 부려도 누군가 옆에서 사랑한다고 손을 내밀면 금시 울음을 터뜨릴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말이죠. 인간으로 태어난 존재는 누구나 그리고 매 순간 혼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우리가 혼자 식탁에 앉아 있어도 “이것이 내 살이니라, 이것이 내 피다”하며 빵을 저미어주시는 예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하고 저자는 묻는 듯합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목숨 속에, 나의 숨결 속에 늘 함께하시는 하나님저자는 자신이 세례를 받게 된 까닭이 어쩌면 ‘죽는다는 걸 생각하며 살라’를 의미하는 라틴어 문장 ‘메멘토 모리’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고는 친구도 없이 혼자 보리밭 길을 굴렁쇠를 굴리며 지나가다가 눈물이 터졌던 여섯 살 무렵을 회상하지요. 귀가 멍멍하도록 고요한 대낮에 새하얀 햇빛 한복판에 서서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던 그날을. 그리고 밤에 혼자 눈을 떴을 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죽은 듯이 주무시는 어머니의 코에 고사리 같은 손을 대었을 때 느껴지는 숨결까지도. 죽음과 삶은 나뉘는 것이 아니라 늘 서로의 곁에 있는 짝임을, 하나님은 손을 뻗기만 하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계셨음을 그때부터 깨달은 듯하다고 뒤늦게 고백합니다. 죽음을 의식하지 않고는 생명을 느낄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슬픈 한계이자 조건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릎을 깨뜨리거나 코피가 나면 엄마를 부르며 집으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상처를 입어야만 하나님을 부르며 달려갑니다’(98쪽).
그래서일까요. 교토의 일기장은 거의 한 달 가까이 병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병은 자신의 몸 전체를 느끼게 합니다. 이국땅에서 감기에 걸린 아내와 통화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떨어져 있으며 각자가 각자의 아픔을 앓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지요. 그렇기에 인간은 혼자 병을 앓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존재는 병이고 사람은 병을 통해서 남과 어울리기 때문에, 우리에겐 서로 걱정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어쩌면 종교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겠죠. 저자의 표현대로 병은 종교에 다가가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지상의 아버지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
딸을 통해서 내 지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저 높은 세상을 보았습니다지성에서 영성으로 가는 첫번째 계단, 생애에서 가장 긴 한 해처럼 느껴진 교토에서의 1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온 저자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심정이 됩니다. 회개 없이 돌아온 탕자로, 무신론자의 기도도 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다 딸 이민아 목사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전화를 받기 전의 삶으론 돌아갈 수 없는, 그런 한 통의 전화를 말이죠.
아내와 함께 급히 딸이 있는 하와이로 달려갔던 날, 딸아이는 실명하게 되었다는데 야속한 세상은 너무나도 눈부시고 아름답습니다. 산호초의 바다는 밑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알 같았죠. 그러나 그 순간에는 하늘과 땅 어디에도 빛이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깜깜하기만 합니다. 그때 아버지 이어령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오, 하나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이애가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어머니의 웃는 얼굴과 아버지의 미소를 보지 못한다면, 이 집에 있는 모든 것, 산과 바다와 길거리의 색채가 있는 모든 것, 형태가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주님의 딸에게 어찌 그러실 수 있습니까.
너무하세요, 하나님. 저렇게 하나님 아버지를 믿고 따르는 당신의 딸에게 왜 그 많은 수난을 내리시는지요. 암으로도 모자라 이번에는 실명입니까. 아픈 아이 때문에 학교를 찾아다니느라 눈물이 마르지 않은 아이에게 무슨 눈물이 남아 있기에 또 울리십니까.
민아는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걱정 마요. 아무개 목사님은 어려서 실명하신 분인데도 우리보다 더 잘 보셔. 더 많은 것을 보실 수 있다고 했어요. 늘 밤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그 깜깜한 세상에서도 낮에 본 모든 형상과 빛이 보이지 않나요? 아버지의 얼굴, 어머니의 손. 소리가 말해주고 냄새가 느끼게 하는걸요. 아빠 엄마가 걱정할까봐서 그렇지 난 아무렇지도 않아요.” _153~154쪽
저자는 불행과 절망 속에서 딸을 지켜주고 위로하고 새 삶으로 인도해주신 분이 지상의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임을 고백합니다. 자신은 행복한 장면 속에서만 함께했을 뿐, 딸이 혼자 아이를 기를 때, 암에 걸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때, 아이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매일 밤 울고 지낼 때, 자신은 곁에 있어주지 못했음을 아프게 인정하면서요. 저자는 딸의 고통 앞에서 믿지도 않았던 주님에게 난생처음으로 경건한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하나님, 사랑하는 딸에게서 빛을 거두지 않으신다면 남은 삶을 주님의 자녀로 살겠나이다’라고.
손을 놓치지 마
누구의 손이든 힘이 없어질 때 놓치지 않도록 꼭 잡고 걸어야 한다하나님은 어째서 이토록 비정하리만큼 당신께서 예비한 순서대로 세상일을 관장하여 운전하시는 걸까요? 이민아 목사는 한국에 와서 망막이 나았다는 기적적인 판정을 받게 됩니다. 남몰래 올렸던 기도와 약속을 지켜야 할 때가 온 것이죠. 이민아 목사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4월 새벽, 교회에 가는 딸을 배웅하다 저자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맙니다. “민아야, 나 세례받는다고 해. 목사님께 말해.”
그랬지요. 4월의 새벽 봄빛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도 새벽 공기가 푸성귀처럼 그렇게 풋풋하지만 않았더라도 결코 나는 그렇게 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 세례받는다”라고. 아! 하나님. 어쩌자고 자신도 없으면서 이런 맹세를 했을까요.
먼 데서도 민아의 눈에 아침 이슬이 맺혀 있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지요.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땅에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향해 내 딸 민아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_164쪽
저자는 크리스천으로 가는 예정된 길 앞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립니다.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믿음을 내려달라고. 두드리지 않아도 문을 열어주시고 구하지 않고 도망쳐도 길을 막아 영성의 길을 열어달라고. 그리고 조금만 더 방황하게 해달라고. 옛집 뜨락에 조금만 더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세례와 그 이후세례를 받기로 결심한 뒤 저자는 묻습니다. 나의 일생이 하나님의 뜻대로 가고 있는 걸까? 나는 왜 칠십이 훨씬 넘어 이제야 여기에 온 것일까? 하나님은 사람을 잘 쓰시는 분이니 나의 쓸모도 반드시 있는 거겠지? 이어령은 생각합니다. 평생을 탕자로 돌아다니다가 뒤늦게 깨달은 것을 얘기하면 믿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 달라질지 모른다고요. 그게 어쩌면 자신의 쓰임일 것이라고요.
2007년 7월, 보통 때 같았으면 부끄러워서 몰래 숨겼을 눈물을 세례를 받으면서는 왈칵 쏟고 말았습니다. 왜 울었을까요. 슬픔인가, 감동인가, 회개인가, 그것도 아니면 감사였을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그에게 영성의 세계는 이해하거나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그것은 절망을 계기로 던져 넣어지는 것이라고. 저자에게 세례는 물로 씻는 의식이 아니라 가슴 깊이 묻혀 있던 온천수의 수맥을 퍼올리는 것과 같았다고 합니다. 그게 어쩌면 그때 흘린 눈물이었을 거라고. 누구나 가슴 깊이 파고 들어가면 거기 영성의 수맥이 흐르고 있다고 말입니다. 목마른 사슴이 골짜기에서 간절히 물을 찾듯이 우리는 영혼의 목마름을 적시려 교회로, 주님에게로 찾아갑니다. 그것은 인간이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켜준 연약한 사랑의 빛이자 우리가 평생을 두고 절실하게 찾고 기다렸던 영성의 불빛일 것입니다.
◎ 딸 이민아 목사의 간증그때 2004년에 우리 아이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제가 아무리 기도해도 낫지 않는 아이 때문에 절망해서 밤새도록 울면서 기도하고, 아침에 습관처럼 QT 책을 봤을 때, 사도행전 3장 말씀이 본문, 생명의 삶 본문이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했을 때 태어났을 때부터 절름발이었던 거지가 그 말씀을 믿음으로, 그 즉시 일어나서 걸었다는 그 본문을 읽으면서 더이상은 내 힘으로 살 수 없다는 그런 울부짖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 앞에 엎드려서 기도했습니다. 말씀을 펴놓고 “주님,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다는데 이 말씀이 진리라면 왜 은과 금은 없거니와 내게 있다고 베드로가 얘기한 예수님은 내게 없습니까? 왜 내가 기도하면 우리 아이는 낫지 않습니까? 주님, 정말 지난 7년 동안 제가 열심히 기도했는데, 하나님 열심히 믿고 사역도 했는데, 우리 아이가 왜 낫지 않습니까? 왜 저에게는 능력이 없습니까?”라는 가슴을 찢는 기도가 성령님이 저 대신 하셨던 탄식과 함께 나오기 시작했어요. _299~300쪽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가 저를 사랑하시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 유진이를 제가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하시는 분인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고, 저의 길과 하나님의 길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러나 저의 길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저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겠습니다. 저는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고, 저의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이 아이가 천국에 가는 것은 죽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겠고, 죽어도 살겠다’ 하는 그 부활의 생명을 우리 아들에게 주셔서 요한계시록 21장 말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이 있는 보좌에 우리 아들이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곳에는 눈물도 없고, 죽음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도 없고, 예수님 앞에서 유진이가 엄마 아빠 이혼하고 힘들었던 기간에 흘렸던 모든 눈물들 다 씻어주시고,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좋은 아이로 잘 길러주셔서 우리 아이의 장례식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25년 동안 미워하는 사람, 상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는 아이로 저에게 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아이 대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 못 받고 하나님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청소년 사역비전, 중보사역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셨어요. _322~323쪽
* 이 책은 2010년 4월 15일에 발행된 개정판(제3부의 강연 녹취 내용상의 오류를 전면 수정), 2010년 8월 13일에 발행된 신개정판(보다 세부적인 수정 및 보완), 2013년 11월 13일에 발행된 최신개정판(저자가 교토에서 쓴 일기를 토대로 하는 제1부에 내용을 더함)에 이은 개정신판입니다. 최신개정판에 빠졌던 이민아 목사님의 간증을 되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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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이 시대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가진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안과 희망의 이야기이다. 세상을 떠난 딸 고(故) 이민아 목사의 9주기를 맞아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한창 읽고 쓰는 일에만 골몰하던 아버지 이어령의 삶 속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딸의 유년시절,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의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고 서재 문 앞에서 그를 불러도 일에 몰두하던 아버지는 등을 돌린 채 딸을 돌아보지도 못했었다. 이제 아버지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뒤늦게나마 글로써 딸을 향해 ‘굿나잇 키스’를 보낸다. 천국에 있는 딸을 향한 ‘우편번호 없는 편지 모음’이랄 수 있는 이 책은 귓속말로 속삭이는 듯한 어조로 씌어졌으며,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비디오로 되감듯 선명하게 재생하고 있다.
딸의 출생으로 인해 땅을 보고 달리는 ‘속물’ 아버지로서 책임을 짊어진 이야기, 어린 딸을 가슴에 안고 여름 바다로 여행하면서 딸의 심장 뛰는 소리에 무한한 생명력의 감동을 체험한 이야기, 유치원에서 의자 뺏기 놀이를 하고 시험을 치르면서 제도권과 경쟁사회로 들어가는 딸의 모습에 아버지로서 안타까워하고 혼란스러워한 이야기, 딸의 첫사랑과 결혼식을 보면서 아버지로서 배우고 느낀 이야기, 딸이 어머니가 되고 자신이 할아버지가 되면서 지성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여성만이 이룩해낼 수 있는 생명 창조의 과업을 이해하고 생명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 이야기, 딸의 투병으로 영혼의 눈을 뜨게 된 이야기, 딸을 잃고서부터 글쓰기의 테마가 생명의 문제, 죽음의 문제로 전환되고 ‘생명자본주의’라는 것과 새롭게 씨름하게 된 이야기 등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로 전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더 이상 이어령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연대기를 따라 소개되고 해석되는 문화적, 학술적 담론과 일화들은 개인의 이야기를 거대한 사회의 보편적인 장으로 옮겨놓아 우리가 천착해야 할 삶과 죽음의 주제들을 환기시킨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통해 우리가 발견하는 것에는 이른바 평범하면서도 귀중한 가치가 포함된다. 널리 알려진 에로스, 필리아, 아가페라는 사랑의 가치에 덧붙여지는 ‘로드리게스’, 즉 가정애가 그것이다. 핵가족을 넘어서 싱글 족들이 넘쳐나는 가족 해체의 시대에 아버지 이어령은 딸 이민아 목사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읊조림으로써 궁극적으로 생명과 죽음, 그리고 온 세상을 이끌어가는 가족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죽음이 결코 인간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믿게 하는 위안의 책이다. 오히려 죽음 뒤에 미처 하지 못한 말들과 배움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로부터 새로운 시작이 열린다. “저녁 노을과 아침 노을을 누가 분간할 수 있겠는가. 지는 저녁 해는 바로 내일 떠오르는 아침 노을의 그 태양 빛”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굿나잇 키스’는 새로운 아침이 온다는 희망을 품은 인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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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마지막 유작!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두 번째 책우리의 가장 오래된 미래, 젓가락
그 안에 담긴 한국인의 유전자 암호를 해독하고
세계와 미래로 나가는 거대한 문명론을 탐사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머리맡에 두었던 유작!
평생의 지적 편력이 담긴 후기 대표작!
우리의 가장 오래된 미래, 젓가락
그 안에 담긴 한국인의 유전자 암호를 해독하고
세계와 미래로 나가는 거대한 문명론을 탐사한다저자 자신이 ‘백조의 곡’으로 여겼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이는 백조가 일생 동안 울지 않다가 죽을 때 한 번 우는 것에 빗대어, 자신의 많은 저작 중의 백미이며 혼신을 기울인 후기 대표작임을 비유한 것이다. 저자의 사후에 출간되는 첫 번째 유작이기도 하다.
1962년에 출간, 60년간 한 번의 절판 없이 서점의 점두를 점해 온 명저 《흙 속에 바람 속에》가 시작이라면, ‘한국인 이야기’는 그 끝맺음이다. 저자가 이 시리즈의 집필을 시작한 것은 77세 때였다. 암 투병 속에서 10년 만인 2020년 시리즈의 첫째 권인 《너 어디에서 왔니》를 출간했고, 그 이후로도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반복하며 주변의 걱정과 만류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을 꿋꿋이 이어왔다. 그야말로 ‘시대의 지성’의 최후의 역작, 마지막 혼이 새겨진 책이다.
‘한국인 이야기’는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와 민족적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한국인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끝없는 생명과 문화의 순환을 조감하며, 그 시간과 공간의 너울에서 낯설고도 친근한 이야기들을 건져낸다. 그렇게 이어령의 독창적인 시각은 역사적이고 영웅적인 관점의 히스 스토리(history)를 마이 스토리(my story)로 바꿔놓는다. ‘그’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이야기인 것이다.
익숙한 의·식·주의 생활문화가 천·지·인 삼재의 심오한 사상으로 변신하는 순간, ‘한국인 이야기’는 저자는 물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살아있는 한국인의 총체극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아울러 오늘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문화의 시원과 미래, 그에 더해 동양 문화의 정수까지 전 세계인에게 제시하는 회심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젓가락은 가락을 맞추는 생명의 리듬이다
젓가락은 짝을 이루는 조화의 문화다
젓가락은 천원지방의 디자인 원형이다
젓가락은 음식과 인간의 인터페이스다
젓가락은 하드웨어, 젓가락질은 소프트웨어다《너 누구니》에서 저자는 동양사상과 아시아의 생활양식을 한국의 젓가락 문화로 함축하여, 그것으로 한국인 특유의 문화유전자를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젓가락이라는 도구 자체가 인간 문화의 소산이며 문명의 출발이다.
단지 나무를 꺾어 두 막대기를 만드는 것으로, 서양의 나이프 포크 문화, 중동과 인도의 수식 문화와 구분되는 동양의 독특하고 오랜 젓가락 문화가 생겨났다. 그리고 동양의 전통에 비추어 보아도 한국의 젓가락 문화는 독창적이다. 숟가락을 같이 쓰고, 재질을 금속으로 하는 한국의 젓가락은 우리의 국물 문화, 짝 문화와 통하며, 그것들은 조화의 정신과 포용의 자세로 이어진다.
한국인에게는 두 유전자가 있다. 하나는 생물학적 DNA고, 다른 하나는 문화적 유전자(Meme)이다. 한국인의 역사와 삶, 그리고 미래가 담긴 문화유전자를 저자는 젓가락에서 탐구한다. 그는 말한다.
“인간만이 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밤하늘을 바라보며 무수한 별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거짓말과 허구, 상상의 세계를 침팬지가 꾸며낼 순 없습니다. 인지 혁명으로 창조적 상상을 할 수 있게 된 존재, 곧 호모 나랑스(Homo Narrans, 이야기하는 인간)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 문화적 연원이 ‘호모 작대기’, ‘호모 부지깽이’, 그리고 ‘호모 젓가락’으로 연결됩니다.” 작은 젓가락으로 시작된 저자의 문화유전자 이야기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생명공감이라는 미래상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집필과 더불어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정의했다. 이 책을 펴서 덮을 때까지 그 탁월한 스토리텔링은 물론, 그 안에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지식의 폭과 깊이, 시공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 그리고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빛났던 저자의 탐구 정신에 여전히 감동하게 된다.
[출판사 서평]아시아를 읽는 생명공감,
젓가락을 알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찾아다니던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가 지금 내 밥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그동안 큰 이야기만 찾아다닌 거다.”이어령의 마지막 저작 ‘한국인 이야기’, 그리고 그 가운데 첫 번째 유고작 《너 누구니》.
문학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저자의 이름 앞에는 으레 ‘우리 시대의 석학’, ‘대표 지성’, ‘문화계의 거목’ 같은 수사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저자는 생의 말년에 이르러 그 모든 화려한 직함과 수사를 뒤로하고 그저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했다.
그는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들을 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담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유전자(Meme)’다. 이야기 속에 서고(書庫)에 잠들어 있는 지식보다 깊은 인간의 진실과 생명의 본질이 담겨 있음을 알기에, 저자는 스스로 21세기의 패관(稗官)을 자처한다. 저잣거리와 술청과 사랑방과 드나들며 이야기들을 기록해 온 조선시대의 패관처럼, 저자는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집단 지성을 채록하고 재구성하여 이제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못했던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냈다.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의 황제와 영웅,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인 이야기는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이며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 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어도, 한국인 이야기를 읽은 한국인은 없다. 아라비아에는 천하루 밤 동안 이어지는 아라비아의 이야기가 있고, 한국에는 밤마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한국의 이야기가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다가 꼬부랑 강아지를 만나…. 한국인의 정신에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듣기 힘든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유전자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꼬불꼬불 이어지던 그 이야기들 속에 한국인의 집단 기억과 문화적 원형이 담겨 있다. 저자가 현재를 살아갈 우리에게,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들려주려는 이야기도 그 꼬부랑 할머니 같은 이야기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각 권의 구조가 열두 고개로 되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초의 역사를 만든 이는 싸움꾼이 아니라 이야기꾼입니다.
그 이야기 속 가장 큰 상징은 부지깽이를 든 여성입니다.
그것이 우리나라에 오면 꼬부랑 할머니가 되죠.”《너 어디에서 왔니》에 이은 ‘한국인 이야기’의 두 번째 책, 《너 누구니》의 표지 그림은 젓가락이 지구를 들어올리는 모습이다. 비유지만, 한편으로 매우 사실적이다. 이 책에서 이어령은 작은 젓가락 한 벌로 한국을 집어 들고, 동아시아를 집어 들고, 마침내 세계를 정확히 집어 그 문명의 본질을 풀어 놓는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젓가락의 지렛대 원리 때문이 아니다. 작은 사물이지만, 그것에는 우리가 계승하고 발전시킨 상징체계의 유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앞서 말한 문화유전자, 젓가락의 밈(Meme)이다.
‘밈’은 본디 인간의 문화유전자를 지칭하는 학술용어였다. 몸 안의 DNA에 따라 인간이 조금씩 다른 겉모습을 가지듯, 밈의 학습에 의해 사람은 문화적 개성을 지니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한국인이 되기 위해 한국인의 생체유전자를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야 한국인이 된다. 곧 ‘DNA보다 밈’이다.
저자는 젓가락 안에 숨겨진 밈이 얼마나 한국인들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지를 풍부한 지식과 독창적인 분석으로 풀어내며, 왜 젓가락이 한국인의 과거와 미래와 맞닿아 있는지 증명한다. 한국보다 오히려 일본에서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축소지향의 일본인》에서 선보였듯, 작은 사물로 세상 만물을 풀어내는 데 저자가 탁월한 역량을 지녔음을 우리는 재확인한다. 반대로 말하면, 《너 누구니》는 인류 문화가 하나의 사물에 어떻게 아로새겨져 있는지를 고찰하는 작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하기 이를 데 없는 젓가락이라는 소품을 이용해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거대한 문명사적 통찰까지 한데 녹여낸 문화-기호학적 탐구라고도 하겠다. 매크로-하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로의 전환을 이루는, 적소위대의 정신이 여기 있다.
물론 우리의 문화유전자가 깃들어 있는 소품은 젓가락만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독자는 문화를 이야기하는 수단이 꼭 젓가락일 필요는 없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젓가락만큼 ‘우리가 누구인가’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도구도 또 없음을 동시에 발견하게 되리라. 저자의 소망대로 21세기 문화강국으로 거듭난 한국. 역시 저자의 소망대로, 인류의 정신사적 전환을 젓가락의 감각으로 이루어낼 한국인의 미래를 이 책을 읽으며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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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의 작은 손을 잡으신다. 그리고 보리밭 사잇길과 산모롱이, 마찻길, 신작로 이렇게 작은 길에서 점점 넓어지는 길로 나는 어머니를 따라서 나들이를 한다."
어린 나와 어머니,
내 문학의 깊은 우물물이 되었던 그 기억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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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를 통찰하는 지성의 힘
‘AI 포비아’를 ‘AI 필리아’로 바꾸는 마법의 언어!
지적 대장정의 종착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이 펼치는 에이아이 유니버스!
‘AI 포비아’를 ‘AI 필리아’로 바꾸는 마법의 언어
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 비전을 통찰하는 지성의 힘!‘우리 시대의 지성’,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그가 삶을 마무리하며 천착했던 테마는 인공지능(AI)이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 이후 영면에 들기까지 저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AI에 대한 원고를 집필하는 데 몰두해왔다. 그 결과물 《너 어떻게 살래》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된다.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힌 《너 어디에서 왔니》,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한 《너 누구니》에 이은 책이다.
저자는 이미 60대부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IT 강국의 정신적 기반을 다진 선각자였고, 70대에는 과학과 인문의 세계를 통섭하는 ‘디지로그 선언’으로 우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던 프런티어였다. 그뿐 아니다. 우리의 IT 기술을 이용해 새 밀레니엄의 첫새벽에 즈믄둥이의 출생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고, 평창의 상공에 드론을 띄워 오륜기를 그리던 초유의 하이테크 연출가이자, 최신 디지털 장비라면 가장 먼저 사용해보는 ‘얼리어댑터’, 여러 IT 기업에 조언을 아끼지 않던 멘토이기도 했다.
《너 어떻게 살래》의 서두는 역시 AI에 대해 전국민적 관심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사건, ‘알파고 쇼크’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말 것이라는 ‘AI 포비아’가 미디어를 잠식해갈 때, 그는 은거를 뒤로 미루고 일곱 대의 컴퓨터가 도열한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충격을 먹고 사는 민족’ 한국인들에게 AI를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기회임을 직감했던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도 이해해야 한다는, 또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접근해야만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치며 동서양의 고전은 물론 인터넷 댓글부터 문명론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펼친다. 그 전개가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며 도처에서 무릎을 치게 한다. 책은 인공지능을 복잡하고 난해한 과학의 영역에서 구출해내 우리의 보편적 삶 위에 그 실체를 펼쳐낸다. 그러니 피상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총체적 이해를 가져다주는 AI 입문서이며, 기계와 생명의 본질을 살피고 그 관계의 의미를 톺아보는 AI 인문서이기도 한 셈이다.
무엇보다 서양의 기계론적인 세계관으로는 풀 수 없는 ‘인간과 인공 사이’의 고차원방정식을 한국인 특유의 생명 의식과 동양의 인(仁)사상, 그리고 그것을 제일 잘 체현하는 한국인들에게서 해법을 도출해낸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동양과 서양, 인간과 문명, 기계와 생명, 시원과 미래를 연결하는 AI 스토리텔링의 최고봉,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 맞서고 있는 우리가 21세기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이다.
[출판사 서평]동양과 서양, 인간과 문명, 기계와 생명,
시원과 미래를 연결하는 AI 스토리텔링의 최고봉역시 한국인들은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생존력과 순발력’을 갖춘 민족이다. 반면 과거를 돌아보고 문제를 정리하는 합리성은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알파고 쇼크도 딱 그렇다. 딥 러닝을 탑재한 AI가 몰고 온다는 특이점(기계의 지적 능력이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순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음에도, 체계적인 대응은 별달리 눈에 띄지는 않는다. 오히려 AI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거부감이 우려스럽다. 《너 어떻게 살래》는 그 ‘AI 포비아’를 해소하고, 인공지능이 몰고 올 세기적 전환점을 슬기롭게 대처하자는 뜻에서 기획된 책이다.
저자는 먼저 우리 손 안 스마트폰에 숨겨진 AI 테크놀로지가 어떤 단계의 발전을 거쳐 딥 러닝이라는 무기를 갖추게 되었는지, 그 진화사를 고찰한다. 알파고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 부분에서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만, 꼭 쉬운 설명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생명’이다. 아이들은 늘 살아있는 이야기를 원하며, 삶과 맞닿은 감각을 원한다. 어른이 되어서는 그런 아이다움에서 벗어나 ‘반듯하고 직선적인’ 세계 안에서 살아가게 되지만, 그들 또한 어린 시절의 감촉과 생명력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의 진동에 우리는 얼마나 감동했던가. 스티브 잡스가 뛰어났던 건 무미건조한 터치스크린에 생명의 감각을 이식했다는 것이며, 그게 바로 인터페이스의 출발이며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의 기계론적 세계관으로는 풀 수 없는
‘인간과 인공’ 사이의 고차원방정식
우리의 인(仁) 사상과 생명 의식에 해법이 있다!2000년대 초반 저자가 테크와 생명의 통섭,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라는 화두를 제기했을 때가 엊그제 같다. 당시에는 하나의 아이디어였지만, 아이폰이 세계인에게 충격을 준 시점 이후부터는 우리 세기를 관통하는 핵심적 통찰로 증명된 셈이다. 그리고 딥 러닝의 출현 역시 저자의 오래된 논지를 재확인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 알파고의 강화학습은 ‘딥 블루’ 시절의 기계적 단순계산방식 대신 생명의 작동방식, 즉 ‘인간다움’을 모방해가는 과정이므로.
이렇게 익스퍼트 시스템에서 딥 러닝으로의 전환, 쿼티 키보드에서 터치스크린으로의 전환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서양의 기계론적인 세계관이 놓치고 있던, 인간의 감각(목), 또는 인간적 삶(숨)의 재발견이다. 앞으로의 하이테크 경쟁의 화두는 이처럼 ‘삶’과 ‘인간’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AI)에서 인공지혜(AW)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며, 생명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한국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앞으로 누가 기계에 단순한 지능을 넘어 ‘인간성’을 가장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다정함과 따뜻함까지 갖춘, 진정 사람다운 기계를 창조할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국인 이야기’라는 시리즈의 제목답게, 저자는 동양의 인(仁)사상, 그리고 생명사상을 제일 잘 체현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은 기대를 건다. 과연 한국인들이 저자의 기대대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AI 시대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 화수분 故이어령의 따뜻한 작별,
그가 남긴 마지막 화두를 기록한 이야기 “이별이 끝이 아니고 잘 있어, 잘 가, 라는 말이 마지막 인사말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그것을 이길 수 있는 영원한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8월 중순 출간 예정인 『작별』은 이 시대의 대표 지성 故이어령 선생이 삶엔 작별을 했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생명을 위해 남긴 마지막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 가장 가깝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화만 걸면 오늘 저녁에 가고 싶은 곳에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던 일상의 사소한 행복들이 이렇게도 그립고 이렇게도 소중한가를 알고, 동시에 디지털이 없었으면 음식 하나도 배달시켜 먹을 수 없는 절해고도에서 살 뻔했다는 접속의 고마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이 디지로그 시대는 그것을 바탕으로 증식하는 세계입니다. 돌덩이처럼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씨앗처럼 끝없이 생식해서 하나의 보리알이 열 개, 스무 개로 늘어나듯, 어떤 엔트로피가 증대해서 앞으로 계속 생식해서 늘어가는 것. 오늘보다는 내일 늘어가는 것. 생식되는, 불어가는 생명체가 증식하는 세계가 바로 생명자본이요, 우리의 밑천이 되는 세계입니다.
이것이 생명자본을 글로 썼고 이야기로 했고, 마지막에는 그러한 마음을 전달하는 눈물 한 방울, 옛날 트로트 한 곡 들으면서 젊은이들이 함께 눈물 흘려주는 눈물 한 방울의 교감입니다.
내가 여러 말을 만들었지만, 내가 만든 말 가운데 뒤의 어린아이들이 부를만한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는 유산을 여러분들에게 남겨놓고 갑니다.
잘 있어라, 하는 ‘잘’은 디지로그의 생명자본, 눈물 한 방울입니다. 이걸 여러분에게 남겨놓고 가기 때문에 여러분이 잘 가, 하고 손 흔들 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잘 있어, 틀림없이 너희들은 잘 있을 거야, 잘 있어, 하고 떠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나의 헤어질 때의, 떠날 때의 인사말입니다. 나만의 인사말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떠날 때는 내가 남겨놓은 말과 똑같은 말을 다음에 올 세대를 위해서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그야말로 헤어지는 인사말을 제대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내가 헤어질 때와, 떠날 때의 인사말… 잘 있으세요. 여러분 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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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이어령 지적 대장정의 결정판, ‘한국인 이야기’ 완간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이어령 지적 대장정의 결정판, ‘한국인 이야기’ 완간!
한국인의 정신에 각인된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
절망·저항·도전의 3악장 교향곡이 울려퍼지는 격동 속의 서정!이어령. 1933년생. 소년이었던 그가 처음 들어선 교실에는 일장기가 걸렸고, 아이들은 교과서에 적힌 일본어를 따라 읽었다. “아카이 아카이 히노마루노 하타”(붉고도 붉은 동그라미 있는 깃발). 한 해가 지나 식민지 소학교의 이름이 ‘국민학교’로 바뀌며 더욱 심상찮은 일들이 벌어진다. 한국어는 금지되고, 학생들은 선생의 지령에 따라 ‘조선말’을 쓰는 친구의 딱지를 빼앗으러 다닌다. 교실 뒤편에 걸린 ‘대동아지도’의 아시아는 핏빛으로 물들고, 아이들이 뛰놀던 운동장은 전시물자 생산기지로 변한다. 그리고 자살공격을 찬양하는 군가와 학습자료들. 학교는 이제 작은 병영이자 예비병 훈련소가 되었다.
‘국민학교’라는 명칭부터가 전 국민을 전장으로 내몰기 위해 나치가 만든 ‘폴크스 슐레’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것은 패전 후 일본이 가장 먼저 버린 용어이기도 하다(한국은 해방되고 50년도 더 지난 1996년이 되어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일제의 ‘국민학교령’을 보면 전쟁에 적합한 ‘황국신민’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뚜렷했다. 일본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병정으로 개조하려고 한 대상이 바로 어린이들이었던 것이다.
부정의 기억을 떨치고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일제 지배가 한국인들에게 지속적인 상처를 남겼지만, 1940년대의 군국주의적 통제에는 유별난 구석이 있었다. 처음부터 무리였던 전쟁을 이어나가기 위해 일본은 사회 전체를 전시 비상체제로 재편성했고, 내선일체라는 구호 아래 여러 강제 동화 정책을 시행했다. 강제 동원, 식민사관 교육, 창씨개명, 일본어 강요는 오늘날의 한국인들에게도 낯이 익은 용어들이다. 그럼에도 그 시대를 몸소 살아 낸 식민지 교실의 당사자이자, 문화사적인 맥락에서 근대의 유년을 또렷이 풀어내는 인문학자의 체험담이라면, 그 아픔과 저항과 극복의 역사가 더 깊이 있고 새로우며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를 딛고, 우리 한국인은 물론 동아시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한국인 이야기’ 네 번째 책이자,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1부 완결편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제시하고 있다. 이어령 자신의 체험이 녹아있는 식민지 교실 이야기, 《너 어디로 가니》다.
[출판사 서평]일본어를 못해 늘 혼나던 친구가 그날도 벌을 서고
풍금 멜로디는 경쾌해도 조선어 노랫말은 애달팠다
소년 이어령의 영혼에 조각된, 경계의 엇갈리는 풍경들책은 식민지 교실에서 아이들을 지배하려고 노력하던 각각의 국가주의적 상징체계들을 면밀히 살펴본다. 붉은색 일장기나 ‘황국신민의 서사’, 대동아공영권 등의 노골적인 슬로건은 물론, 홍백전의 붉고 하얀 색깔이나 교과서의 ‘꽃’ 같은 언뜻 말랑말랑한 소품들도 모두 국가주의적 동원에 이용되는 재료다. 여기서 저자 이어령이 주목했던 일제의 선전 수단이 노래다. “책은 읽다가 멈춰서 자기를 되돌아보고, 쓰인 텍스트를 되새김질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은 즉시 귀로 흘러들어와 마음을 자극한다.” 죽음을 집요하게 찬미하는 일본 군가들을 그렇게 아이들을 전 방향에서 에워싼다.
이렇게 식민지 시절 겪었던 체험담과 일제 군국주의 분석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이 책은 단지 일본에 대한 원망으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한·중·일이 공유하던 동아시아의 전통적 질서를, 이를테면 한자 문화나 그것과 결부된 중세적 가치체계들을 파괴하며 벌이는 일본 군국주의의 악업은 한국인들에게만 미쳤던 것은 아니다. 중국인들은 물론, 일본인 또한 그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것은 한편으로 ‘보자기’가 아닌 ‘상자’처럼 자리를 구획하여 사물과 사태를 나누는 서구적 사고의 귀결이다. 다시 말해 일본에 서구를 이식했던 ‘탈아입구’, 즉 일본의 근대화에서 일제 군국주의의 문제성이 이미 파생되고 있었다는 문제의식이 책에는 깃들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제국주의 비판서인 동시에 근대 비평서이기도 하다.
· 군국주의가 개인의 삶에 남긴 상처를 당대의 체험으로 기록하다
· 바다 건너온 근대의 문물, 그 이면의 무자비한 속성을 짚어내다
· 식민지 아이들을 지배한 군국주의의 작동과 상징을 해부하다물론 식민지 아이들이야말로 군국주의의 진정한 희생양이고 피해자였지만, 단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자 이어령은 아울러 밝히고 있다. 나팔소리에 맞춰 ‘중국인들 모두모두 죽이자’라는 말을 무작정 따라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이들은 군가를 “어젯밤에 산고양이가 내 긴타마(남성의 심볼)를 떼어갔다네”라는 익살스러운 내용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또한 선생의 지시대로 한국어 사용자를 찾아다니는 것도 잠시, ‘국어전용’ 딱지를 몽당연필과 바꾸거나 일본어도 한국어도 아닌 엉뚱한 소리를 외치고 다니며 체제에 대한 조롱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인들 가운데에도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대안적인 질서와 문화를 상상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스즈키 미에키치 등의 순수아동문학운동,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반전주의 소설, 한때 유명했던 요사노 아키코의 반전 시 등, 군국주의의 물결과 다른 일본인의 모습도 있다. 일본어를 통해 이어령이 알게 된 일본의 그 모습들은, ‘파랑새는 부정의 파랑새만 있지 않다’는 통찰의 좋은 증거가 되어준다. 일본어로 번역된 문학 작품들을 기반으로 작가 이어령은 세계시민으로서의 교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수신과 근면을 강조하는 창가 〈니노미야 긴지로〉도 분명 일본의 국가주의적 텍스트지만, 아이들은 그것을 평화적 텍스트로 바꾸어 읽는 능력이 있었다. “어둡고 괴로운 기억도 재산이 되고, 불행도 상상력과 창조력을 더하면 행복이 되기도” 하며, “식민지에서 당한 것도 어떻게든 거름으로 삼아 뭔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책에서 밝히는 저자의 생각이다.
2020년대 동아시아 각국이 다시 군사 팽창의 길로 들어서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의 의미는 한층 부각된다. 가령 근대 일본 국가주의와 군국주의의 선생 격인 요시다 쇼인은 오늘날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사람이지만, 아베 전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던 만큼 더 이상 과거의 인물만도 아니다. 군사로 일어나면 결국 군사로 몰락하며, 이는 반복하는 역사를 통해 수없이 증명되어온 결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 《너 어디로 가니》는 한국뿐만이 아닌, 동아시아 이웃들에게 던지는 화두로도 정확히 현재적이다.
책의 첫째 고개에서는 일제 대동아공영권의 군국주의적 슬로건들이 한자 문화가 구축해 온 동아시아 전통의 상징체계와 어떻게 부조화하는지를 다뤘다. 둘째 고개에서는 군사문화에 침잠하던 식민지 국민학교가 학교의 본질과 어떻게 불화했는지를 말한다. 셋째 고개에서는 한국말 금지가 조선 아이들에게 어떤 상처와 극복의 의지를 남겼는지를 들여다본다. 넷째 고개에서는 일장기라는 국가주의적 상징의 귀결이 곧 제국주의 전쟁이었음을 목격한다. 다섯째 고개에서는 일본이 규정하는 장소인 ‘식민지 반도’ 속에서 탈출하려는 아이들의 결의가 읽힌다. 여섯째 고개에서는 일본 군가로 대표되는 제국주의의 연성 상징들이 어떻게 과거의 세계를 파괴하고 아이들을 억압으로 몰아넣는지를 추적한다. 일곱째 고개에서는 〈오징어게임〉으로 상징되는 근대 여명기의 놀이문화를 밝힌다. 여덟째 고개는 관료제의 상징인 제복, 그중에서도 요점에 해당하는 단추를 놓고 근대적 세계의 다양한 측면을 풀어낸다. 아홉째 고개는 ‘파랑새 이야기’가 테마로, 나쁜 기억도 삶의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선사한다. 열째 고개는 부재하는 아버지-국가와 침략자인 아버지-국가를 대비시키며, 모성이라는 가치를 재조명한다. 열한 번째, 열두 번째 고개는 앞서 내용으로부터 이어지는 결론으로, 이어령의 지론이자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의 핵심 테마인 생명 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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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스승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특별한 수업의 초대장을 건넨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판 출간!
이어령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2021년 10월 출간된 이후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다면 더 오래 사는 셈”이라던 스승의 말처럼, 그 온기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삶과 죽음에 대한” 스승의 지혜를 붙잡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 이어령 선생님의 1주기를 맞아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출간되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특별판은 마지막까지 어지러운 세상에 두고 가는 제자들 생각뿐이었던 스승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선물 같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지난 2019년 가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사람들은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다”라고 밝힌 이어령 선생님의 메시지에 환호했다. 7천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화제를 모은 이 인터뷰는 그의 더 깊은 마지막 이야기를 담기 위한 인터뷰로 이어지며 이 책을 탄생시켰다. 1년에 걸쳐 진행된 열여섯 번의 인터뷰에서 스승은 독자들에게 자신이 새로 사귄 ‘죽음’이란 벗을 소개하며,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스승 이어령은 삶과 죽음에 대해 묻는 제자에게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답을 내놓으며, 인생 스승으로서 세상에 남을 제자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낸다.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둔 그는 사랑, 용서, 종교,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달한다. “유언의 레토릭”으로 가득한 이 책은 죽음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스승이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이며, 남아 있는 세대에게 전하는 삶에 대한 가장 지혜로운 답이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지금 이 순간, 스승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특별한 수업의 초대장을 건넨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판 출간!2021년 10월 출간된 이후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다면 더 오래 사는 셈”이라던 스승의 말처럼, 그 온기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삶과 죽음에 대한” 스승의 지혜를 붙잡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 이어령 선생님의 1주기를 맞아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출간되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특별판은 마지막까지 어지러운 세상에 두고 가는 제자들 생각뿐이었던 스승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선물 같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죽음을 옆에 둔 스승과 마주 앉은 열여섯 번의 화요일,
이어령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지난 2019년 가을, “이번이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라는 말이 담긴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이어령 선생님의 메시지에 반응했다.”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다”라고 밝히며 탄생의 신비로부터 죽음을 돌아보던 스승의 메시지는 7천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김지수 기자는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더 깊은 라스트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다. (책의 마지막 챕터로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전문을 수록했다.)
“가을 단풍, 겨울 산, 봄의 매화, 그리고 여름 신록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1년에 걸쳐 진행된 열여섯 번의 인터뷰에서 스승은 새로 사귄 ‘죽음’이란 벗을 소개하며, “남아 있는 세대를 위해” “각혈하듯” 자신이 가진 모든 지혜를 쏟아낸다. “때때로 선생의 몸은 불시에 안 좋아져” 인터뷰를 취소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매주 화요일” “죽어가는 스승 곁에서 삶의 진실을 듣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스승은 이 책을 읽을 제자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여러 번에 걸친 첨삭과 수정을 거치며 자신의 ‘유언’처럼 남을 이 책을 완성했다.
“나는 이제부터 자네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네. 이 모든 것은 내가 죽음과 죽기 살기로 팔씨름을 하며 깨달은 것들이야. 이해하겠나? 어둠의 팔뚝을 넘어뜨리고 받은 전리품 같은 것이지.” _「다시, 라스트 인터뷰」에서
“이 책은 죽음 혹은 삶을 묻는
애잔한 질문에 대한 아름다운 답이다.”삶과 죽음 속 사랑, 용서, 종교, 과학, 꿈, 돈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어령과 김지수의 대화는 오랜 시간 죽음을 마주한 채 살아온 스승이기에 전할 수 있는 지혜들로 가득하다. 그는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하는 제자의 물음에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답을 내놓으며,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무엇보다 스승은 내게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 했다. 정오의 분수 속에, 한낮의 정적 속에, 시끄러운 운동장과 텅 빈 교실 사이, 매미 떼의 울음이 끊긴 그 순간…… 우리는 제 각자의 예민한 살갗으로 생과 사의 엷은 막을 통과하고 있다고. 그는 음습하고 쾨쾨한 죽음을 한여름의 태양 아래로 가져와 빛으로 일광욕을 시켜주었다.” _「프롤로그」에서
또한, 스승은 “유언의 레토릭”으로 가득한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왜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진실이 있는지, 왜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커트인지, 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는지” 등을 설명하며, 한평생 “평화롭기보다 지혜롭기를 선택”했던 자신이 발견한 삶의 진리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 절대로 안 죽는다.
언제나 네가 필요할 때 네 곁에서 글 쓰고 말할 거야.”
자기만의 길을 찾아 떠난 이들에게
스승이 전하는 담담한 위로스승 이어령은 우리에게 자신의 죽음이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내 육체가 사라져도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으니 “그만큼 더 오래 사는 셈”이라고…….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그는 “보통 사람은 죽음이 끝이지만” 작가에게는 “죽음에 대해 쓰는” 다음이 있다며, 현재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털어놓는다.
스승은 “죽음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생사를 건네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교수’가 그랬듯, 스승 이어령은 “자기만의 무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마지막 지혜 부스러기”까지 이 책에 담는다. 제자들이 “길을 헤맬”지라도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하길 바라는 이런 스승과 함께라면 어쩌면 우리는 “이 불가해한 생을 좀 덜 외롭게 건널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을 써 내려가는 지금까지 나는 이 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다만 이 책이 아름답고 고독한 생애를 살았던 스승이 당신의 가슴에 안기는 마지막 꽃 한 송이로 기억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_「작별인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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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0 → 14,8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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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에서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2023)까지60년을 이어온 이어령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편!우리가 잃어버린 꿈과 이상, 밤하늘에 펼치던 순수에의 동경,
상상력이 무한히 확장되던 경이의 세계
이어령이 별을 더듬어 기록한 하늘의 좌표!하늘의 별을 올려다보세요.
그곳에 시몬 베유의 꿈이
윤동주가 발견하려 했던 지상의 지도가
우리가 고난을 이겨낼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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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0 → 15,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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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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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에 이은 ‘이어령 대화록’, 그 두 번째 이야기
세례를 받고 믿음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남긴 일곱 편의 영성 고백2022년 1월, 이어령 선생님의 타계 1개월 전 열림원에서 펴내기 시작한 ‘이어령 대화록’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제1권 『메멘토 모리』로 삼성 故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답하며 코로나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제2권 『당신, 크리스천 맞아?』에서는 세례를 받고 믿음의 길에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신앙인으로서 변화된 삶, 그리고 생명력을 잃고 변화하는 시대 속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
이번 대화록은 생전 저자가 직접 구성한 차례에 따라,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기독교’를 주제로 신문사 및 방송사와 진행한 일곱 편의 대담을 묶어 펴냈다. 『당신, 크리스천 맞아?』는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됐지만, 스스로 크리스천이라고 부를 만큼 완전한 믿음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선생이 당신 스스로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 함께 사랑의 실천과 영성에 대한 깊은 울림을 담은 책이다.
▶ 출판사 서평
“나는 매일 죽고 매일 다시 태어납니다.”
세례를 받고 믿음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남긴 일곱 편의 영성 고백‘이어령 대화록’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작년 1월, ‘이어령 대화록’ 제1권 『메멘토 모리』로 삼성 故 이병철 회장의 스물네 가지 질문에 답하며 “팬데믹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시대의 지성 이어령. 제2권 『당신, 크리스천 맞아?』에서는 그가 “세례를 받고 믿음의 길에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신앙인으로서 변화된 삶, 그리고 생명력을 잃고 변화하는 시대 속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
이번 대화록은 생전 저자가 직접 구성한 차례에 따라, ‘기독교’를 주제로 신문사 및 방송사와 진행한 일곱 편의 대담을 묶어 펴냈다. 세례를 받고 1년 후인 2008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초판에 있던 「나는 피조물이었다」를 다시 실었다)부터 2018년 『크리스천투데이』와의 대담까지, “지성의 사다리를 한 칸 한 칸 올라” “신앙의 문지방” 위에 서 있던 선생의 영성 고백을 담았다.
“내게 신이 존재하는 세계가 어떤 거냐고 물으면 말 못해요. 정말 그 세계에 들어가봤다면 이런 인터뷰도 안 하겠지요. 왜? 무의미하기 때문에. 이런 인터뷰가 가능한 건 아직도 내가 문지방 위에서 서성대기 때문이지요.” _본문에서
“당신, 크리스천 맞아?”
신앙의 문지방 위에서 ‘이어령’이 ‘이어령’에게 묻다“내가 신앙 얘기를 되도록 안 하려고 하는 이유는, 위선으로 흐르기 쉽고 내가 믿는 것 이상의 얘기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정말 믿냐? 정말로 크리스천이냐?’ 물으면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자다가도 몇백 번씩 얘기를 하거든요. ‘아니다’라고요. ‘매일 죽고 매일 다시 태어난다’라고.” _본문에서
책에 기록된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선생은 꾸준히 “크리스천으로서 내 신앙이 단단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은 여전히 “지성의 문턱을 넘어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고 “문지방 위에 서 있”음에 대한 고백이다. 선생은 그 시간을 “탐스러운 열매를 맺지 못한 10년”이라 평가한다. 제목 “당신, 크리스천 맞아?”는 선생이 그런 당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실명 위기에 있던 딸을 통해 기적을 체험하고 세례도 받았지만, “스스로 크리스천이라고 할 만큼” 완전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선생은 끝없는 성찰과 의심의 태도로 임한다.
“세례받기 위해 죄인처럼 무릎 꿇고 고개 숙인 그 순간이 나에게는 지적 허영심을 버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시대의 지성은, 여섯 살 때 굴렁쇠를 굴리며 신의 존재를 느꼈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때부터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어져왔음을, “돈과 권력을 따르지 않고 일상적인 것을 초월한 가치를 추구해 글을 쓰고 말하고 살아온” 자신의 삶 자체가 신앙의 문지방에 서성였기에 가능했던 것임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신앙이 아닌 다른 얘기에 대해서라면 나는 내가 가진 지식으로 자신 있게 말합니다. 하지만 신앙의 대상은 지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 나에게 문학을, 세계정세를, 문명을 얘기하라고 하면 진짜 잘난 체하죠. 하지만 신앙에 대해서라면 내가 지금껏 쌓아온 지식은 의미가 없습니다.” _본문에서
선생은 자신에게 “가장 결여돼 있는 부분은 영성”이라고 말한다. “지성은 이미 50년간 제가 쓴 글에 다 들어” 있기에 한 발짝 더 나아가 영성의 세계를 탐구하고, “문인 저술가로서” 성서 속 놓치기 쉬운 행간의 의미에 공감하며, 누구에게든 아주 가까이 있는 “예수님의 숨소리를 듣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한다.
선생은 지성의 세계와 영성의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지 않고”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당신처럼 “크리스천과 논크리스천의 경계선에서”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 “언젠가 문지방을 넘어가는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
대표지성의 비전이자 꿈,
생명과 사랑의 실천그동안 ‘생명자본주의’를 주장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해온 선생은 추위로 꽁꽁 얼어버린 금붕어를 살려낸 경험과 천적이 모두 떠난 남극에 터를 잡은 황제펭귄 이야기 등으로 우리에게 생명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일깨워주고자 한다. 선생은 생명을 잃고 “죽음조차 죽어버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를 안타까워하며, 생명과 사랑의 회복만이 무너져가는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내 남아 있는 생 가운데 ‘이게 정말 사랑이다, 이게 정말 살아 있는 거다’ 하는 생명과 사랑을 찾는다면, 혹은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여태까지 살아온 삶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_본문에서
선생이 생전에 가졌던 “비전이자 마지막 삶을 살아가는 꿈”은 “생명과 사랑을 발견했다 외칠 수 있는, 그런 유레카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그는 당신이 그랬듯 사람들이 “삶에서 사랑과 사람을 찾”길 바랐다. 겸손하고 투명한 영성 고백을 통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영성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길 바랐던 그 마음처럼, 이 책은 사랑의 실천과 영성에 대해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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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00 → 15,120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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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에 저 바람 속에》 1963년, 청년 이어령 치열하고 아름답게 한국문화론의 시작을 알리다
60년을 이어온 이어령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편!《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2023년, 말년의 이어령 필생의 역작이자 대표작 한국문화론을 완성하다
'부뚜막 위 부지깽이', '우물가 옆 두레박', '바위 위 이끼' 같은 사람
바람 불지 않는 날, 바람개비를 들고 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흙의 숨결, 바람의 노래를 들어야 합니다.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현재진행형의 이어령을 읽다
과학의 씨실, 문화의 날실로 엮은 우리 얼굴 이야기
당신의 얼굴, 이것만 있으면 완벽하다
대한민국 대표 프론티어, 이어령이 과학과 인문으로 말하는 얼굴의 완성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생각해본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을 테다. 그리고 적지 않은 독자들은 자기 맨얼굴을 보며 이 부분만은 달라졌으면 하는 욕망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창조의 아이콘’, ‘대한민국 대표 지성’ 이어령이 과거부터 우리 얼굴에 담긴 비밀과 앞으로의 ‘얼굴 완성법’을 밝힌다.
책을 펼치면 아프리카의 초원부터 시작하여 얼어붙은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는 인류의 대장정이 펼쳐진다. 한국인의 외모에 대한 과학적 비밀이 맑고 깊은 북방의 바이칼호 속에 감춰져 있다. 한국인들이 흔히 고치고 싶어 하는 작은 눈, 뭉툭한 신체 말단(코, 귀 등)이 만들어진 원인과 아울러, 그것들이 인류의 프론티어성, 곧 ‘모험 유전자’의 산 증거임이 드러난다.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의 얼굴 탐사는 과학이 책임지는 필연적 사실로부터 출발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가능성은 오롯이 인간의 창조에서 발견된다. 그것이 바로 ‘문화’.
문화의 어원이 ‘문신’(文身)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독자라면, 화장품과 성형을 뜻하는 영단어(Cosmetic)의 어원이 ‘조화 또는 질서’라는 것에도 그리 어색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화현상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무질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하지만 화장과 성형으로 ‘물리적’으로 고치는 것만이 꼭 해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얼굴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것은 표정, 그중에서도 눈빛이어서다. 고금동서를 통틀어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나 아이돌은 과연 당대 최고의 미남미녀들이었는가. 타고난 미모는 오히려 부차적이다. 사람들은 무대의 그들이 문화적으로 생성하는 아우라에서, 그들의 표정에서, 한국적인, 더 나아가 세계적인 정신을 대변하는 무언가를 보고자 했다. 이 책은 결국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알파고와 이세돌로 읽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이야기, 윤동주의 시로 읽는 꿈과 소망 이야기 등 다양한 테마로 한국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전 10권)의 최신작.
[출판사 서평]
지구에서 가장 깊고 맑은 호수, 그곳에 갇힌 고대 인류의 정체는?
혹한의 추위로 조각된 한국인의 눈에서 세계를 횡단한 모험가의 유전자를 읽다바이칼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담수호인 이곳은 오래전 아프리카에서 미지의 바깥 세계로 담대한 여정을 떠났던 일군의 현생인류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이 인근 시베리아 지역에서 고립된 인류집단이 있었고, 그들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인체의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생존투쟁을 시작했다. 이 적응의 결과, 이들은 시간이 흘러 보온에 적합한 외양, 즉 작은 눈, 적은 체모, 뭉툭한 코, 두꺼운 허리와 작은 손발 등을 갖게 되었다. 이 집단의 일부는 얼어붙은 베링해협을 건너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다른 일부는 남하하여 동아시아인의 조상이 되었다.
물론 이것은 큰 틀을 설명한 것이며, 남아시아 해안을 타고 북상한 사람들도 동북아시아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동북아시아인의 유전자풀에 어떤 쪽이 더 주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이 시점까지도 의견이 무척 분분하나, 저자인 이어령 선생은 시베리아 가설을 택한다). 어쨌든 동아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지는 한국인 외양의 ‘동아시아성’은 전연 나쁘게 볼 것은 아니다. 애초에 사람이 피부색이나 콧대가 어떻게 생긴들, 그 생물학적 차이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종이라는 익숙한 개념도 사실 유럽인들이 발명해 낸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따지자면 오히려 여러 한국인의 얼굴은 혹한의 추위까지 뚫어내고 ‘생존’에 성공한, 일종의 인류적 ‘훈장’이다. 그것은 3킬로미터 이상은 걸을 엄두도 못 내는 다른 유인원들과는 달리, ‘나그네 원숭이’가 되어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시베리아의 동토까지의 수만 킬로미터를 주파한 ‘모험 유전자’의 증거다. 인류라는 캐릭터를 이보다 더 잘 상징하는 아이템이 있을까.
케이팝 아이돌들이 전지구적 인기를 누리고, 성형으로 한국인 같은 외모를 갖겠다는 서양인이 나오는 세상에서 정작 한국인들이 여전히 서구적 눈, 코를 원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이는 서구를 향한, 여전한 문화적 선망을 의미하는 동시에, 실제로는 그 자체로는 별 의미랄 게 없는 얼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반영한다. 실제로 Cosmetic(화장품, 성형술)의 어원은 ‘Cosmos’로, 질서와 조화를 의미한다. 문제는 어떤 질서와 조화일 것이냐다.
“그 눈 안에는 시베리아로부터 추위를 견디며
이곳까지 걸어온 한민족이 보입니다.
‘나’라는 개체와 수천 년 내려오는 우리 DNA 속의
한국인의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입니다.”‘한국의 대표 지성’ 고(故) 이어령이 인생 최후의 역작 ‘한국인 이야기’에서 일관되게 펴는 논지는 그 일곱 번째인 이 책,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무한한 자연의 질서(퓌시스)는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그 유효기간이 순간에 지나지 않는 인간의 제도(노모스)는 자연 앞에서 자신의 강력함을 주장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과 같은 얼굴을 가지고 싶다고 밤마다 소원을 빌어도 세상이 들어 주지 않았고, 그날따라 메이크업이 무척 잘 먹은 날에도 화장은 결국 지워야 했던 것이다.
셸리의 유명한 시 〈오지만디아스〉가 묘사하는 것처럼. 인간의 권세는 세월의 모래바람에 휩쓸려 나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의 존재를 계승할 수 있을까. 물론 우리는 DNA로 이어지는 존재 계승의 산증인들이다. 태초의 단세포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수십 억 년에 걸쳐, 자연계의 낮은 확률을 뚫고, 그 조상들이 모두 번식과 양육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은가. 그들은 위대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그런 생물의 유전 역시 과학적 법칙의 속박 아래 놓여 있으며, 퓌시스의 끊임없는 변덕 아래 복종하고 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퓌시스와 노모스의 경계를 종횡하는 기호·상징계, 즉 세미오시스의 가능성으로부터 출발하는 연작이다. 또는 문화와 예술의 독자성에 대한 기대라고 말해도 좋겠다. 인간의 문화적 소산 역시 DNA처럼 자신을 복제하고, 때로 변이하며, 다른 밈들과 경쟁하는 과정을 거쳐 ‘유전’된다(미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런 ‘문화유전자’를 ‘밈’(Meme)이라고 이름지었다). 이런 세미오시스의 계승과 발전이 후기 이어령 사상의 핵심을 이룬다.
‘백조의 노래’나 ‘수구초심’이라는 우화에서처럼, 사람은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의 삶과 ‘고향’의 존재를 돌이켜보게 된다. 이어령의 스완송인 ‘한국인 이야기’는 흔한 회고록이나 자서전과는 달리, 되짚음의 대상을 한국인의 언어와 문화 전체로 확장한 대작이다.
그렇다면 이어령이 말하는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계승받은 것, 그리고 (그중에서) 계승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어령에게 한국문화의 정수란 ‘생명’이다. 한국인들의 태교에서, 젓가락에서, 또는 일제강점기의 유년기에서 보았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으며, 한국인의 얼굴에서 이어령이 보려고 하는 것도 역시 그 생명의 눈물, 생명의 눈빛이다. 오직 그것만이 화장이나 성형을 뛰어넘어 영속적이며 자연의 무정함과 대결해 살아남는다.
조선대의 심청전이나 근대의 신파극들로 미루어 알 수 있듯, 한국인들은 눈물로 소통하는 민족이었다. 눈빛은 또 어떤가.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내 눈을 똑바로 보라”라는 말을 건넨 것이나, 한국인이 아마도 가장 좋아하는 고전인 맹자에서 ‘진실을 알고 싶으면 눈을 보라’라는 금언을 2024년의 우리는 계승하고 있다. 나쁜 시절에도 내면의 의지를 잃지 않았던, 한국인의 정신에 면면히 흐르는 기백을 눈빛에서 읽는다.
●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전 10권)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채집 시대로부터 정보화 시대를 넘어가는 거대한 문명의 파도타기가 시작된다!2022년 우리 곁을 떠난 이어령의 유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전4권)’ 그리고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는 총 10권으로 기획된 라이프워크다.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는 자신을 돌아보기 마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한국의 대표 지성’이라는 이름답게, 이어령은 과거, 현재, 미래의 한국인들로 시야를 넓혔다. 저자는 물론 한국인 하나하나의 얼굴이 살아있는 총체극, 이어령 생애 최후의 대작이다.
‘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케이팝, 영화, 드라마 전방위에 걸친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구촌 곳곳에서 뜨겁게 일어나는 중이다. 한국 바깥에서도 알고 싶어 하는 우리 문화의 개성과 저력을, ‘한국인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생명자본’과 ‘문화유전자’ 두 키워드로 한국인의 미래상을 그리는 프로젝트다.
생전 이어령 자신이 ‘백조의 곡’이라고 평한 ‘한국인 이야기’의 집필과 더불어 저자는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정의했다. 책을 펴서 덮을 때까지 그의 탁월한 스토리텔링은 물론, 그 안에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지식의 폭과 깊이, 시공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 그리고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빛났던 탐구 정신에 여전히 감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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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가치, 젊음의 조건, 젊음의 자격......
이어령이 이 시대 젊은이에게 남긴
젊음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시대의 지성, 故 이어령 선생님의 2주기를 맞아 『이어령의 강의』가 출간되었다.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의 글을 통해 선생의 지혜를 구한다. 평생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유로운 지적 유영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마지막까지 세상에 남을 이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나누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생명 자본주의, 디지로그 등을 제시하며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와 이 사회가 살아남을 방법을 가르쳤다.
『이어령의 강의』는 그런 그의 가르침을 담은 책이다. 선생의 수많은 강연 중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10편을 가려 모았다. "떴다 떴다 비행기"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서울대학교 입학식 축사(2008)부터 '생명 자본주의'를 이야기한 한국선진화포럼 월례 토론회(2010), 그리고 "검은 카메라 렌즈" 앞에서 비대면으로 치러진 서울대학교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2021)까지, "전 세기의 모순과 문제를 떠안은" 채 "새 패러다임을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이어령 선생이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출판사 서평]젊음의 가치, 젊음의 조건, 젊음의 자격......
이어령이 이 시대 젊은이에게 남긴
젊음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작년 봄과 올해 봄이 다르고, 내년 봄은 또 올해 봄과 확연히 다릅니다. (...) 나는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뭔가 열정을 가지고 말한다면, 적어도 그건 자기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손자, 미래에 태어나는 세대를 위해 뭔가를 남기고 싶은 거예요." - 「대학생들의 창발력, 그리고 새로운 길」에서
시대의 지성, 故 이어령 선생님의 2주기를 맞아 『이어령의 강의』가 출간되었다.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의 글을 통해 선생의 지혜를 구한다. 평생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유로운 지적 유영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마지막까지 세상에 남을 이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나누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생명 자본주의, 디지로그 등을 제시하며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와 이 사회가 살아남을 방법을 가르쳤다.
『이어령의 강의』는 그런 그의 가르침을 담은 책이다. 선생의 수많은 강연 중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10편을 가려 모았다. "떴다 떴다 비행기"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서울대학교 입학식 축사(2008)부터 '생명 자본주의'를 이야기한 한국선진화포럼 월례 토론회(2010), 그리고 "검은 카메라 렌즈" 앞에서 비대면으로 치러진 서울대학교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2021)까지, "전 세기의 모순과 문제를 떠안은" 채 "새 패러다임을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이어령 선생이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더 높은 세상을 향한 배움과 창조의 즐거움지의 최전선에서도 언제나 배움을 멈추지 않았던 선생은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자기의 삶을 창조"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당부한다. "배운 것을 취합해서 묻는 것"이라는 학문의 본질로 돌아가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끝없이 질문"하라는 것이다. 선생은 "이 물음이 창조의 하나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종래의 패러다임을 바꿔" 뜨는 것에 그쳤던 우리의 삶을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도, "지혜는 지식 속에서, 지식은 정보 속에서" 죽어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여러분은 사실상 어렸을 때 전부 천재들이었어요. 왜? 끝없이 물었어요. 어머니한테 묻고, 아버지한테 묻고, 사람들한테 물었는데 그 물음을 누가 죽였나요? 어른들이 다 죽여버린 거예요.
(...) 여러분이 나이가 들고 학교에 간다는 것은 질문하는 방법을 잊어버린다는 거예요. 새가 왜 우냐고 어린애들이 물으면 답변을 못 하면서도 부질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인간의 모든 창조는 질문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창조의 공간」에서
이와 함께, 선생은 "문화의 힘, 언어의 힘, 예술의 힘이 세계를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창조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바로 '눈물'과 '외로움'이다. 세종대왕도, 아인슈타인도, 퀴리 부인도 울부짖음과 상처가 있었기에 위대한 발명이 가능했음을 밝히며, 자신의 내면에 있는 고통과 외로움을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하여 창조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면 우리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임을 이야기한다.
세종대왕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퀴리 부인, 이러한 천재들을 죽여왔느냐를 생각해봅니다. 우리에게 창조적인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닙니다. 창조적인 사람을 따돌리고 못난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결국에 비슷비슷한 사람들만 남았기 때문에 창조적인 발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슴 뛰는 창조의 힘, 세종」에서
"'생태 교류'를 통해 교감하는 종족이
오늘의 젊은이입니다."배움과 창조를 통해 젊음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전하지만, 결국에는 '생명'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창조해도 그 안에 "생명의 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두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어령 선생은 이 세대의 젊은이들을 "'생태 교류'를 통해 교감하는 종족"이라고 표현한다. 신체감각을 활용해 개발된 아이폰(iPhone), 위(Wii) 등을 사용하고, 영화 〈아바타〉를 보며 "지구인보다는 나비족"의 편을 드는 세대. 선생은 이 세대가 기계와 산업이 "당연시된 현 문명의 프로세스를 어떻게" 생명 중심으로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물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도 남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생명에 굶주려 있습니다. 살고는 있는데 사는 게 아닙니다. (...) 자기가 살아 있다는 걸 체감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사람을 죽입니다. 피가 분출되는 그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 존재를 느낍니다. 그들의 일상에서는 자아가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이게 아날로그 결핍증이 낳은 병폐입니다. -「젊은이들의 생명 의식」에서
이어령 선생은 생명으로 가득한 세상을 꿈꿨다. "리빙(living)을 라이프(life)로" 바꾸고 "산업 기술이나 기계 기술의 패러다임, 금융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을 생명 시스템으로 바꾸"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선생은 "평범한 생명의 생동력을 사랑하고, 울고 환호하는 생생함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을 만들라"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모든 것은 계산되어지는 것이 아니라던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컴퓨터나 과학이라는 이름 밑에" 의존하지 말고 "38억 년의 기나긴 세월 속에 축적된" 자연의 지혜를 배우며, 이를 인간의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야 함을 강조한다.
과학을 맹신하는 사람이 인간의 지혜로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만들고 나서 보니 그 결과는 괴물입니다. 얼마나 기가 막힙니까. 자연이 만든 생명체는 아름다움과 조화가 있는데 인간이 만든 생명체는 괴물에 불과했던 것이죠. 1백 년, 2백 년밖에 안 되는 인간의 과학기술로 만든 생명이 신이 만든, 적어도 38억 년 동안의 긴 세월을 통해 만들어진 생명과 비교가 됩니까. -「닫고 열고 넘어서는 디지로그 세상」에서
"우리는 멋있는 삶을 살아낼
멋진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멋있게 사세요."우리는 코로나를 통해 "디지털 세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앞당겨 학습하게 되었고, 동시에 살결 냄새나는 오프라인의 아날로그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달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배움, 창조, 생명, 이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선생은 그 무엇보다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것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폭"을 넓히는 것. 이것이 가능해야 생명 가치를 바탕으로 한 배움, 창조가 가능하며, 비전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우리의 젊은이들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남을 따라가는 삶"이 아닌 나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삶을 살기 바랐던 이어령 선생. 『이어령의 강의』를 통해 언제나 젊은이들이 잘 살기를 소원했던 그의 진심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아마도 10년 후, 20년 후 나는 이 지상에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때 여러분은 필록테테스처럼 마지막 영광의 승리를 가지는, 상처와 함께 당당하게 트로이전을 승리로 이끄는 그런 숨은 활의 재능들을 꽃 피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날을 기대하면서, 그것이 실현되리라 생각하면서 여기에서 오늘 이 이야기를 마칩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창조의 공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