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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말누가신학의 새로운 관점네 권의 복음서 가운데 누가복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양적으로는 가장 크지만, 사실 질적으로는 그다지 높이 평가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국내 학계에서는 그렇게 보여져왔다. 그러나 신약성경 중 가장 분량이 많은 책으로써 누가복음이 갖는 비중은 그 양에 비례하여 평가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누가복음은 대표적 복음서로써의 마태복음과 최초의 복음서로써의 마가복음에 밀려, 중요도나 기여도에 있어서 여전히 제 3의 위치에 머물러 왔다. 물론 복음서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독자들의 뇌리에 누가복음은 책의 순서만큼의 위치에 늘 머물러 있는 것이 내게는 안타깝게 여겨졌다. 그러나 누가복음이 제시하는, 깊고 다양하고 폭 넓은 내용을 진지하게 참작할 때 우리는 누가복음이 결코 세 번째 자리에 한정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책임을 깨닫게 된다.
누가신학에 관한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출시하면서 제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줄로 안다. <누가신학의 새로운 관점>이란 제목은, 누가의 신학을 설명함에 있어 내가 기존의 연구와는 차별화된 방향과 접근을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여태껏 복음서 연구의 경향은 주로 기독론과 구원론에 치중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교훈을 담고 있는 복음서를 연구함에 있어서, 우리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를 설명하는 기독론과, 구주께서 어떻게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하셨는지를 설명하는 구원론에 집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정당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인류에게 구원의 문제만을 해결해 주셨던 것이 아니라, 빵이 필요한 이들에게 오병이어의 기적과 의술(醫術)과 의약(醫藥)이 희귀한 상황에서 온갖 질병으로 고통당하던 이들도 친히 치유하여 주셨다. 또한 악귀 들려 고생하던 이들을 그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셨고, 심지어 이런 저런 이유로 죽은 이들을 다시 살려주시기도 하셨다. 이런 맥락에서 영국이 낳은 가장 대중적인 성서신학자였던 글라스고우 대학(University of Glasgow)의 윌리암 바클레이(William Barclay) 박사는 복음서에 기록된 주님의 사역을 논평하면서, 주님은 이 땅에 계시는 동안 천국 복음을 선포하고 가르치는데 보다 병들고 배고픈 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고 지적하였는데, 매우 적절한 평가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주님 강림의 궁극적 목적으로써의 구원론과 기독론이 여전히 복음서 해석의 중요한 과제이기는 하지만, 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였던 누가복음의 또 다른 중요한 주제들을 찾아 그 의미를 밝혀내는 것도 매우 유익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이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누가신학을 향한 새로운 접근을 통하여 독자들의 이해의 지평(地坪)이 이전보다 더 넓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또 하나의 저서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두 분의 멘토(mentor)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한 분은 바다 건너 영국에 계신 지성(知性)의 스승 존 바클레이 박사님(Lightfoot Professor John M. G. Barclay of University of Durham)이시다. 무지한 나를 학자로 조련해 주신 그분의 가르침은 외로운 학자의 길을 헤쳐 나갈 때마다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 분은 영성(靈性)의 스승 장종현 목사님(백석대학교 설립자)이시다. 학문이란 울타리에 갇혀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고 달려가는 나를 멈춰 세우는 그분의 날카로운 충고는 때로 아픔이 되기도 하지만, 학문이 우상이 되기도 하는 현실 속에서 한쪽으로 치우친 나머지 근본을 잃지 않도록 나를 이끌어주시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늘의 나를 있게 해주신 두 분의 스승께 지면으로나마 다시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모쪼록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드러난 누가의 신학에 대한 또 한 권의 연구물을 통하여, 누가-행전의 주인공이자 우리 구원의 저자(著者)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 사랑이, 누가가 특히 강조했던 성령님의 강림을 기리는 성령강림절에,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 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2013년 1월
우면산 자락에서
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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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재물과 제자도의 관계에 대한 누가의 신학에 대해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시작된다. 지난 30여 년 동안 누가 신학 연구자들 가운데 이 문제를 규정하고 해결하려는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본 주제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해답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같은 기존의 실패를 거울 삼아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얻기 위해 누가신학에서 본 주제를 새로이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장에서 우리는 우선 이 주제와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연구 업적들을 개관하고자 한다. 이는 우리가 누가복음 연구에서 본 주제를 다룸에 있어 과거에 이루어진 연구 수준과 장차 더 진척시켜 나가기 위한 현재의 좌표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로, 누가 신학 연구에서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 분야를 설정한 후 본 논문의 개요를 제시할 것이다. 셋째로, 우리는 이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사용할 방법에 관해 논의하고, 또 누가-행전에 나타난 자료들을 다룸에 있어 직면하게 될 한계가 무엇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서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