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의 세계에 균열을 내는
소란하고 유쾌한 다른 몸의 분투기!“지금까지 사회가 만든 관계와 지형에서 불편함을 느껴 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꼭 읽기를 추천한다. 우리가 공동체로서 온전해지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_백소영(강남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장애와 질병, 통증과 일상,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_조한진희(‘다른몸들’ 활동가)
-김경아 작가, 박종운 변호사, 백소영 교수, 조한진희(반다) 작가 추천!
질병과 장애, 몸의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한 장애여성의 일상 모험기. 교육과 노동과 의료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정상’이라는 허상에 균열을 내는 다채로운 ‘사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다른 몸의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 깊이 뿌리박힌 차별을 예민하게 감지하게 하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새로운 일상을 상상하게 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납작한 차별의 시선을 헤치고 살아남아
‘정상’의 세계를 헤쳐 나가는 일상 모험기!몸의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한 장애여성의 일상 모험기 『소란스러운 동거』가 출간되었다. 학교에 다니고, 일하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저자의 평범한 일상이 모험인 이유는 그 모든 일에 물음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왜 특수학교가 아니라 일반 학교에 다녀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있으면 서로 불편하지 않나요?’
‘장애인이 어떻게 일을 해요?’
‘왜 비장애인들 같은 삶을 똑같이 살려고 하나요?’
보고 들을 수 있고 두 발로 걸을 수도 있는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장애여성으로 살아가기에 일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비장애인들 틈에서 살아오면서 자신을 ‘다른 존재’로 여기는 차별적 시선을 만날 때마다, 저자는 마치 자신이 “표준적인 몸들로 이루어진 그림에 실수로 떨어진 한 방울의 물감처럼” 느껴졌다. “빤히 쳐다보거나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는” 시선, 장애만이 유일한 특징인 것처럼 대하거나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로만 여기는 납작한 편견 속에서 저자는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 왔다.
초등학교에서는 짓궂은 장난꾸러기들의 사소한 괴롭힘뿐 아니라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니는 계단에서 구르지 않기, 쪼그려 앉아야 하는 화장실에서 바닥에 엉덩이 찧지 않기, 체육 시간에 방해되지 않도록 적당히 끼고 빠지기” 등의 외로운 도전을 감당해야 했다. 중학교에서는 ‘장애를 극복’하게 도와주려는 의도로 “납득할 수 없는 칭찬”을 퍼붓고 “수행평가에서는 항상 높은 점수를 주”는 선생님들과, ‘역차별’에 반발하는 학생들 사이에 끼여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가 하면, 고등학교에서는 “장애인 친구와 같이 다녀 주는 천사” 같은 친구들에게 고마워하기를 강요받았다. 장애가 있는 자신이 일반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에 감격하며 부모님께 감사하라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행운’을 누리고 있으니 마땅히 다른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하라는 원치 않는 의무가 지워지기도 했다.
불편하지만 근사한 인생,
클리셰를 거부하는 어느 ‘소동’의 역사!저자는 어느 순간 “이 사회에는 질문하는 사람과 질문 받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음을” 깨달았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다른 세계의 법칙을 따르는 것도 아니건만, 저자가 경험한 사회에서는 ‘장애인이라면’ 어때야 한다는 진부한 편견이 자신의 모든 언행을 검열하는 기준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저자는 그 물음표들을 모아 되돌려 주는 작은 ‘소란’을 피워 보기로 했다. ‘장애인’에 대한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들어맞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기로 한 것이다.
저자는 학교라는 획일적 공간에서 아무리 애써도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센스 있는 장애인’이 될 수 없었던 학창시절, ‘장애인이라서’ 어떻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통증마저 숨기며 무리했던 회사 생활, 몸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단지 일상을 영위하는 것만으로도 생겨나는 근육과 신경의 통증으로 잠 못 이루는 새벽 시간 등을 담담한 문장으로 기록한다.
그런가 하면 사적 호의가 아닌 공적 제도로 장애인을 지원하는 환경에서 비로소 경험했던 자유로움, 가족의 일방적 돌봄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돕고 보완하는 일원으로 ‘서로 살리는’ 독립생활의 경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어떠하든 원하는 스타일대로 자신을 꾸밀 것이라는 경쾌한 다짐도 기록한다. 장애인이 자신의 몸으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돕기보다 최대한 ‘비장애인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같은 재활치료의 현실과, 의료 서비스 이용자와 의료 노동자 모두를 소외시키는 의료 환경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낯선 몸들이 어우러진 새로운 일상,
소란스럽게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꿈꾸다!저자는 장애인 역시 ‘욕망하는 주체’이며, 각자의 “욕망을 현실화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시도할 수 있는 존엄한 인간”이라고 주장한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적절한 지원과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신체 조건이 다른 장애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몸에는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 이때 ‘다른 몸’이란 비단 장애인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일시적이거나 장기간으로, 장애나 질병에 의해서든 사고에 의해서든,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아플 수 있다.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여러 사람의 증언을 통해 이미 알려진바 ‘건강한 상태’란 사실 허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회의 기본 조건은 ‘건강’이 아니라 ‘아픔’을 기준으로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아파 본’ 이들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 책과 같은 소수자의 이야기가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은 ‘정상’의 세계에서 좌충우돌하며, 장애만으로는 다 설명될 수 없는 다채로운 정체성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면서, 온갖 고정관념과 진부한 클리셰의 파도 속을 헤쳐 나와 이 세상에 유일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일상 생존자의 통렬하고도 유쾌한 증언이다. 다수의 사회에 조용히 적응하려 애쓰며 자신을 잃어 가는 소수자가 되기보다, 자신의 다름을 내보이고 상대의 다름을 존중하며 ‘서로’ 적응해 가는 공동체를 꿈꾸는 당당하고도 특별한 소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라. 소수자 정체성을 지닌 이들은 이 책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잇댈 수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 사회에서 큰 불편함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계에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대상 독자]-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와 공존하는 사회를 꿈꾸는 모든 이들
-질병, 장애, 통증을 안고 ‘잘 사는 삶’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들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로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 이들
-사회의 ‘정상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회적 소수자 담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