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좋아하는 순간이 아닌 네 맘이 흔들리는 순간을 따라가 봐.
거기서 모은 너만의 재료로 삶이라는 식탁을 차리길.”
엄마의 글쓰기로 남기는 삶의 레시피자신을 잃어버려 깜깜해졌을 때, 전날을 돌아보며 하루를 다시 쓴 엄마의 새벽 일기다. 아이는 너무 예뻤지만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하루를 간신히 보내던 저자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어제를 돌아보며 4년간 일기를 썼다. 글쓰기를 통해 지난날의 아이가 눈부시게 다가왔다. 사소한 것들의 가치가 새롭게 반짝였다. 마음이 흔들렸던 순간이 보이고 들려왔다. 일기장에 쌓인 글을 삶이라 부르면서 자신과 삶을 사랑하게 되었다. 쓰면 쓸수록 보잘것없는 자신의 삶이, 그리고 모두의 삶이 소중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총 2부로 구성된 책에는 쓰는 과정이 일으킨, 삶을 응시하고 사랑하게 한 시간이 담겨 있다. ‘사랑하기 위해 썼던 날들’이 1부라면, 그 시간을 건너 ‘쓰면서 사랑하게 된 날들’을 맞이하는 이야기가 2부를 채운다.
파티셰이기도 한 저자는 일주일에 한 번 아이와 베이킹을 하고 밥을 짓는다. 매일의 글감을 모아 사색으로 다듬고 공들여 글로 굽는다. 흩어지는 순간들을 사로잡아 삶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그만의 레시피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날마다 지은 글들이 한 편의 시 같은 에세이로 차곡차곡 쌓였다. 이 책은 독자에게 자기 경험과 사유를 불러일으키며 독자의 어제도 한 편의 글이 되고 영화가 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언젠가 놓쳤던 웃음과 울음을 되살려 준다.
책에는 손쉬운 매일의 요리와 홈베이킹을 위한 레시피, 때로는 힘겹고 자주 지루한 매일을 넘겨줄 마음의 키워드가 요약되어 있다. 저자의 아이뿐 아니라 독자와 독자의 아이들에게까지 내 손으로 삶에서 기쁨을 길어 올리는 사소한 방법을 공유하고픈 바람을 끼워 넣었다.
또한 책에는 저자가 글쓰기를 배워 온 진솔한 시간의 기록이 담겼다. 글쓰기를 원하지만 어려워하는 독자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울면서 글을 나누었던 첫 글쓰기 모임, 블로그에 매일 글을 썼던 4년, 브런치 작가와 오마이뉴스 기자 데뷔, 독서 모임과 도서관 글쓰기 모임, 시 수업, 쓰는 사람을 꿈꾸게 해 준 작가와의 만남까지. 그가 글을 쓰기 위해 시도한 노력과 만남을 연결하면 ‘글 쓰는 마음’이라는 별자리가 새겨진다. 그처럼 저자의 고스란한 노력이 발걸음처럼 찍힌 모습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글쓰기의 시작과 지속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유익한 지도가 될 것이다. 글쓰기는 혼자 하는 일이라 여겨 쉽게 지쳐 버렸던 이에겐 함께 쓰기라는 믿을 만한 방법을 제안한다. 계속 쓸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존재들을 자세히 소개하며 독자들에게도 용기를 내라고 응원하는 결말이 인상적이다.
[출판사 리뷰]
세상이 더 이상 나를 바라봐 주지 않을 때
비로소 내 마음을 흔드는 세상을 응시하며
삶의 비밀을 발견한 엄마의 성장 이야기
깜깜했던 어제를 돌아보며 마음이 흔들린 장면을 모아
4년간의 일기 쓰기로 구워낸 케이크 같은 사유를
아이와 독자에게 내어 주는 삶의 레시피저자는 육아에 모든 걸 쏟던 어느 날 자신 손에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메리 루플의 문장을 통해 세상이 더 이상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아도,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야말로 세상의 가장 큰 비밀’임을 알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기에. 남들이 봐주는 커다란 것에서 자신이 알아보는 자잘한 크기로 욕망을 재설정하며 맛본 한 여자의 뭉클한 홀가분함이 그의 글쓰기에 그대로 녹아 있다.
“아이는 너무 예뻤지만 언제나 하루를 간신히 넘기고 있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듯 느껴진 지난하고 지루한 하루가 반복되었다.
그렇게 흘려보내는 삶이 아까웠다.
다시 열정을 가지고 삶을 내 손에 잡기 위해 전날을 돌아보며 새벽마다 일기를 썼다.
간절함으로 적다 보면 어제가 다른 이야기로 쓰였다.”
-저자의 고백
이는 ‘사소한 일상으로 보편을 입게 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무척이나 닮았다. 그래서일까. 저자가 기록한 일상을 읽으면 그 모습은 한 편의 영화가 된다. 그리고 나의 어제도 그러했음을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저자는 자신이 세상을 보기로 한 후, 세상이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만의 꿋꿋함으로 삶을 건너는 존재들을 발견한다. 매 순간 우리 앞에 펼쳐지는 존재의 사소한 순간들로 모두의 삶이 가치 있음을 알아간다. 엇비슷한 하루를 건너는 사람들과 주고받는 호흡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삶의 숨결이 독자에게로 건너간다.
“나와 내 삶을 사랑할 수 없을 때 가장 많은 글을 썼다.
그걸 내 삶이라 부르면서 나와 삶도 사랑하게 되었다.
쓰면 쓸수록 나의 삶이, 그리고 모두의 삶이 소중해졌다.”
-프롤로그 중에서
세상을 응시하자 저자에게만 허락된 순간의 재료가 매일 보였다. 그것을 모아 공들여 사색하며 케이크처럼 글로 구웠다. 정성을 쏟았던 베이킹 스튜디오를 접게 된 상실감도 그를 더욱 ‘빈손’으로 만들었기에 누구보다도 마음껏 세상의 재료를 관찰하도록 이끌었다. 이 책은 빈 곳에 가득한 ‘삶의 반짝임’을 채집하여 글로 구워낸 시간의 기록이다. 부제 “아이와 내 삶의 레시피”에는 한 사람이 발견한 삶의 비밀을 참고하여 독자들 또한 각자의 삶에 숨어 있는 무늬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남들이 좋아하는 순간이 아닌 네 맘이 흔들리는 순간을 따라가 봐.
거기서 모은 너만의 재료로 삶이라는 식탁을 차리길.”
-표지 글 중에서
나를 잃고 나서야 진솔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던 저자는 그러한 시선을 통해 아이와 가족, 그리고 타인과 세상까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끌어안으려 자신의 품을 늘리고 있다. 그 충만함으로 나를 살찌워 나의 식탁에 가족을 초대하는 삶으로의 성장이 차례의 흐름 따라 총 스무 편으로 엮였다. 우리 곁의 이웃으로서 빈번히 마주하는 풍경을 사색해 준 이 책 덕분에 독자는 문장의 기쁨과 이웃의 성장을 축하하는 기쁨, 자신으로 삶을 새롭게 시작해 볼 용기를 얻게 된다.
이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저자의 표현을 빌려 삶의 숨은 빛과 무늬를 찾는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숨은 것을 찾는 사람은 구석진 곳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작은 몸짓과 작은 소리를 알아채는 사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며, 망설임의 순간조차도 아름답게 살아내는 사람이다.
이 책을 당신 곁에 두라고 권하고 싶다.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당신만의 빛과 무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번역가, 작가 신유진
이 책은 220여 쪽의 따뜻한 기도문이다. 그 기도는 작가 자신만을 향하지도, 작가의 딸 서윤만을 하지도 않는다. 옅은 창호지에 떨어진 물방울이 사방으로 번지듯, 독자들의 일상으로 번져 간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엄마의 뒷모습을 닮았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방 불을 꺼 주던 엄마의 뒷모습.
글을 다 읽고 나니, 오랜만에 단잠을 잘 것만 같다.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 카피라이터, 작가 오지윤
5년 동안 여러 곳에서 시와 글쓰기를 배우고 연습해 온 저자는 고된 육아로 인해 자신을 잃어버린 채 간신한 하루를 넘기고 있는 엄마들에게 함께 글을 써 보자고 제안하며 책을 맺는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글쓰기의 핵심과 팁을 그간의 수업 내용과 좋은 도서를 인용해 따듯하게 전달한다. 당신도 쓸 수 있다고, 독자의 옆구리를 간지럽힌다.
나도 내 앞에서 손을 내밀어 준 문장과 글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감응하고 공명하면서 나의 초라한 이야기도 꺼낼 수 있었다.
그러니 당신도 나의 이야기에 자신의 조각을 덧대어 보길 바란다. 그걸 누군가에게 건네주면 좋겠다.
문장과 문장, 글과 글이라는 보이지 않는 발자국의 연결로 어떤 세상은 열리고 서서히 움직일 테니까.
(2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