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세계, 모험가, 지구
4인의 은둔 경험자가 전하는 마음의 안부지난 해 나는 네 명의 청년을 만났다. 화상 인터뷰로 처음 본 모카, 늦더위와 함께 만난 세계, 종로의 어느 한적한 카페에서 만난 모험가, 늦가을과 겨울의 문턱에서 만난 지구까지, 모두 다른 모양의 외로움을 안고 살아온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많은 당사자를 만났지만, 고립·은둔 청년, 또는 은둔형 외톨이라고 불렸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청년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과 정성을 다해 만나려고 애를 썼다. 오감을 넘어 나의 모든 감각을 열고 그들의 모든 이야기에 집중하고 귀기울이려고 했다. 그들의 경험과 감정과 아픔을 내 것으로 느끼려고 했다. 인터뷰이로서 존중받고 대접받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었다.
_프롤로그 중
[출판사 서평]2022년 여름부터 시작한 고립·은둔 청년 릴레이 인터뷰는 저자인 최선희 작가가 청년 네 명의 삶과 깊게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사회사업가인 작가는 그들을 만나 무엇을 해보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싶은 마음, 그것 하나로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이 마음속에 숨겨놓았던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꺼내놓을 수 있도록 질문을 잘 던지고 그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 최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2022년 8월부터 최근까지 계속 이어서 하고 있는 이메일 인터뷰까지, 인터뷰어로서 인터뷰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은둔의 경험을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지치고 아픈 자신에게는 필요한 시간으로 여기면 좋겠다고 조언하는 모카는 앞으로 은둔 경험자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다부진 미래를 꿈꾸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아껴줄 마음으로 방 밖으로 나올 용기를 내보는 청년들과 모카의 활력 넘치는 어떤 날이 그려지는 순간이었다.
“치유가 되는 시간이었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3층 카페에서 내려오는 길에 모험가는 작가 뒤통수에 대고 이렇게 수줍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모카, 세계, 모험가, 지구 이 네 명의 청년은 책 출간 후 갖는 최선희 작가와의 북콘서트에 전원 참석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