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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41-42 "1부 그러니까 내가 너를 보내지 않았느냐?"중에서]

한 선교사님 우리는 정말 배가 고픕니다

서부 칼리만탄 스미따우라는 곳에서 이 지역에 사는 교역자들을 모아놓고 지도자 훈련을 할 때였다. 1주간의 훈련을 위해 여장을 일본인 선교사 모리모또 목사집에서 풀었다. 훈련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도착하여 주변의 교회들을 보트로 방문하게 되었는데 날씨가 무척 더워 반바지를 입고 4시간 가량을 배를 타고 다녔다. 돌아와서 목욕을하고 저녁을 먹었는데 다리 피부가 따갑고 쓰라려 왔다. 경험이 없던 때여서 햇볕에 화상을 입은 것이었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간호원 출신인 일본 선교사 부인에게 지통제와 수면제를 얻어 먹고야 잠이 들 수 있었는데 이 일 때문에 2주일 이상을 고생하였다.

교회 지도자 훈련이 시작되어 인근에 있는 교역자 70여 명이 모였다. 자신들의 잠자리인 갈대 돗자리에 베개를 싸서 훈련장에 도착한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간 신학교 교수와 선교사 몇이 나누어 강의를 맡고 밤에는 교민들과 함께 부흥회를 하게 되었다. 100여명 정도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교회라 교회 입구와 유리창이 없는 창문 가까이에 서서 함께 집회를 했다.

교회라고 해야 지붕은 억쇠 풀잎으로 엮고 벽은 기계톱으로 조잡스럽게 만든 판자로 막고 벌레먹는 것을 막기 위해 회를 칠한 정도이다. 창문은 있지만 유리가 없어서 예배드릴 때 자리가 모자라면 처마에서 창문을 통해 예배드리게 된다. 앉는 의자라고 해야 양쪽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널빤지를 얹는 간이식 의자이다.

지도자 훈련 마지막 날 청지기의 자세에 대해서 열심히 강의하고 하나님의 종으로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자고 역설한 후 몇몇 교역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었다.

마지막 질문자인 자바 출신 밤방 목사가 일어나서 하는 말이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이 사역에 매우 필요한 것을 압니다. 그러나 한 목사님 우리는 배가 고픕니다."였다. 자바에서 정부시책에 의해 이곳으로 이주해 왔으나 농사도 잘되지 않고 식량도 떨어져 굶은 때가 많다고 하였다.

나는 더 이상 할 말을 잊었다. 콧날이 찡해지며 가슴이 저려 하나님께 맡기고 함께 기도하자고 하였을 때 교회 안은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고 모든 설움과 통한이 북받치는 눈물의 기도가 수십분 계속되었다. 돌아올 여비만 빼고 헌금하여 식량을 조금 지원하도록 했지만 그들이 이것으로 위로를 받았을까?

배가 고프다는 그들의 절규는 내가 이 땅에서 사역을 계속하는 동안 아니 평안함 속에서 사는 순간에도 나를 깨우치고 새로운 결단을 하게 하는 경종이 될 것이다

1부. 그러니까 내가 너를 보내지 않았는냐

2부. 선교는 동정이 아닙니다.

3부.왜 나입니까?

4부. 험한 증거자의 길

적나라한 선교현장의 보고

신학교 재학 중에 이미 인도네시아 선교의 소명을 받아, 그가 졸업과 동시에 인도네시아로 떠난 지 어언 15년이 되었다. 그때만 해도 인도네시아에서 사역하고 있던 한국선교사는 몇 가정에 불과했었다.
한 선교사는 미국 기독교 선명회(World Vision)의 인도네시아 사역을 인수받아 광대한 인도네시아 군도에서 많은 전도와 봉사사업에 힘써왔다. 근년에는 자카르타에 한인선교교회를 개척하고 선교센타를 건립하여 사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 그동안의 누구보다 더 많은 지역을 다녔고 여러 부족과 계층의 사람들과 일했던 일들을 기록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그대로 적나라한 선교현장의 보고이다. 그리고 한 선교사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선교의 실상을 바로 알기를 원하느 모든 사람들과 설교를 준비하는 신학도들과 젊은이들의 필독의 책이 되리라 믿는다.

-1995.4. 장로회 신학대학교 총장 서정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