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독재에 맞서 정의를 외쳤던 키케로가
죽음으로 지킨 위대한 원칙
◇ 라틴어 원전 완역본『키케로 의무론』은 키케로가 기원전 44년, 카이사르 암살 직후의 혼란한 시기에 집필한 그의 마지막 주요 저작으로, 스토아 철학과 로마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개인과 국가의 윤리적 책임을 탐구한다. 이 책에서 그는 아들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을 빌려 삶에서 실천해야 할 덕목들을 논리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공직자의 윤리적 의무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충돌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 지침을 제시한다.
키케로는 공화정의 붕괴를 초래한 사익 추구와 부패의 문제를 강하게 경고하며, 공동체의 선을 지키기 위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성찰했다. 카이사르의 독재와 암살, 안토니우스와의 정치적 대립 등 격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도 그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도덕적 원칙을 제시한다.
이 책은 세 권에 걸쳐 도덕적 판단과 관련된 완벽한 지침을 제공한다. 제1권에서는 정의, 용기, 지혜, 절제 등 올바른 행동의 근본 원칙을 제시하며 특히 공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강조한다. 제2권에서는 현실의 이해관계와 명예의 문제를 다루며, 공동체의 신뢰를 얻는 방법을 탐구한다. 제3권은 이 둘이 상충할 때의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특히 정치적 혼란기의 윤리적 딜레마 해법을 상세히 다룬다.
옳은 것과 이로운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단순한 고전을 넘어서서 살아 있는 지혜를 선물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키케로가 ‘의무’를 단순한 도덕적 규범이 아닌,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실천적 문제로 다뤘다는 것이다. 정의와 이익이 충돌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가 대립하는 오늘날, 키케로의 통찰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 의무가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한다.
389개의 정교한 각주와 50쪽의 폭넓은 해설이 더해진 이 완역본은 『의무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물론, 로마 공화정의 몰락부터 제정 시대의 시작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는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출판사 리뷰]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
독재자 앞에서도 굽히지 않았던 철학자의 마지막 고백62세의 노철학자는 자신의 마지막 저작 『의무론』을 쓴 지 불과 몇 달 만에 암살자들의 칼날 아래 쓰러졌다. 하지만 그가 4주 만에 완성한 이 책은,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의로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답으로 읽히고 있다.
평민파와 벌족파의 극한 대립, 카이사르의 독재, 그의 암살과 뒤이은 혼란. 이 모든 격변을 직접 겪은 키케로는 재무관, 법무관, 집정관을 거치며 정치의 모든 면을 경험했다. 『의무론』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다. 권력의 중심에서 살다가 모든 것을 잃은 한 정치가가, 죽음을 앞두고 남긴 절절한 고백이다.
결국 그는 안토니우스에 의해 처형되었지만, 그가 남긴 메시지는 이익과 정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영원한 지침이 되어준다. 2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인에게도 울림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익과 정의가 충돌할 때,
모든 것을 잃고도 지켰던 단 하나의 진리키케로는 『의무론』에서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다룬다. 첫째는 도덕적 올바름, 둘째는 유익함, 셋째는 이 둘이 충돌할 때의 해결책이다. 그는 도덕적 올바름의 네 가지 원천인 지혜, 정의, 용기, 적정함을 분석하고, 이를 실제 정치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로마 공화정 말기, 키케로는 정의와 도덕적 원칙을 고수하며 공화정을 수호하려 했다. 그의 철학적 기반은 스토아학파의 도덕 원칙이었으며, 이는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었다. 키케로는 정의를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며, 이는 법과 도덕의 균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익과 정의의 충돌을 심도 있게 다룬다. 진정한 이익은 도덕적 원칙과 조화를 이룰 때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그는 카이사르의 독재를 비판하며, 권력을 얻기 위해 도덕을 희생하는 행위는 결국 공동체의 파멸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이익과 정의의 균형을 잃으면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진다. 키케로의 메시지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지금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아들아, 이것이 내 마지막 편지가 되리라”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는 깊은 울림키케로는 아테네에서 공부하던 아들 마르쿠스에게 이 책을 보냈다. 그는 철학의 무거운 이론 대신, 살아 있는 역사의 증언을 들려준다. 스토아 철학의 엄격한 도덕주의를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지혜로 바꾸어낸 것이다. 이 책에서 키케로는 그리스 철학의 이론적 지혜와 로마의 현실 정치를 절묘하게 조화시킨다. 독재에 맞서 공화정의 가치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저자의 마지막 메시지이기에 더욱 무게가 있다.
현대지성 클래식은 61번째로 『키케로 의무론』을 펴내면서, 라틴어 원문의 철학적 깊이는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라틴어와 헬라어에 두루 해박한 고전어 전문가가 정확하게 번역하고, 30년 경력의 전문 편집자가 공들여 다듬었다. 세계적 키케로 연구가 월터 밀러의 “한눈에 보는 『의무론』 가이드”를 함께 수록해 전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389개의 상세한 각주와 50쪽의 깊이 있는 해제가 우리를 2000년 전 로마로 안내하면서 키케로가 살았던 격변의 시대를 일별하며, 로마 정치의 이면에 숨겨진 드라마틱한 이야기들과 키케로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그리스 철학에 관해서도 전체를 조망한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정의와 이익이 충돌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가 대립할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이익과 정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은 시대를 초월한 해답을 제시한다. 독재에 맞서다 목숨을 바친 한 철학자의 마지막 메시지는, 이 영원한 질문에 대한 가장 실천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도덕적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한다. 『의무론』이 2000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읽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