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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공동체는 기독교신앙과 기독교세계관으로부터 형성되고, 교육은 새로운 세대에게 기독교신앙과 기독교세계관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총체적으로 기독교문화를 전승하고 발전시킨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세계관은 1960년대에 개혁신학과 더불어 신학교육에서 처음 알려졌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기독교세계관 교육운동으로 각성되어 대학생선교단체의 교육과정을 통해 대중화되었다. 1990년대에는 기독교대학의 교육과정으로, 그리고 21세기부터는 기독교(대안)학교운동으로 발전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기독교학교를 포함한 기독교공동체 운동의 대부분은 북미(미국과 캐나다) 기독교철학자들과 기독교교육학자의 저서들로부터, 그리고 기독교학교에 대한 탐방경험으로부터 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개혁신학에 기반한 기독교철학, 기독교교육학의 이해가 미흡하였다. 이에 본서는 북미 기독교세계관교육과 기독교학교를 출현하게 만든 원류인, 네덜란드 개혁교회공동체의 기독교학교 역사와 철학, 특히 기독교교육학(개혁교육학)의 특성들에 대하여 탐구한다. 흐룬 판 프린스터러, 헤르만 바빙크, 얀 바터링크, 코르넬리우스 야르스마의 기독교 교육과 교육학을 다룬다.
이 책이 기독교교육을 공부하는 학생, 기독교교육사역자들, 그리고 특히 기독교세계관을 형성하기 위한 기독교(대안)학교운동과, 기독교세계관에 따른 기독교교육학(개혁교육학)의 발전을 소명으로 여겨 애쓰는, 기독교공동체의 많은 교육사역자들에게 하나의 디딤돌이 되길 소망한다.

세계와 인간과 삶의 총체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뜻하는 기독교세계관은 기독교공동체가 성경에 비추어 해석하고 역사와 상황 안에서 형성해 온 세계관이다. 따라서 기독교세계관은 특정 기독교공동체의 성경 이해 정도, 성경 해석에 대한 입장에 따라 다양하다. 그리고 해당 기독교공동체가 존재하며 대응하는 문화 및 시대정신의 영향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 결과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공동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독교세계관이 존재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톨릭교회, 정교회, 루터교회, 복음주의교회, 그리고 칼빈의 신학적 입장을 존중하는 개혁교회와 장로교회의 기독교 세계관은 내용과 정도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신학자들과 기독교철학자들은 기독교공동체가 견지하는 다양한 유형의 기독교세계관들을 기독교(은총, 그리스도, 복음, 신앙)와 세계(자연, 문화, 학문, 이성, 세상), 그리고 그 양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의 패턴에 따라 몇 가지의 유형으로 정리해왔다. 기독교철학자 베니 판델발트는 기독교세계관의 유형을 5가지의 형태로 정리했다. 그가 구분한 유형에 따라 기독교세계관들의 유형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형은 자연에 대립하는 은총(gratia contra naturam)의 유형이다. 여기서 자연은 세상, 문화, 세계, 학문 등을 의미하고, 은총은 기독교, 복음, 교회 등을 뜻한다. 이 유형은 기독교와 세계가 언제나, 상호 타협 없이, 상대방을 제거하거나 대체하려는 반립(反立) 상태에 있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소위 정치, 철학, 과학 등은 모두 세상에 속한 것들이기 때문에 거부하거나 기독교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유형의 기독교세계관은 오순절신학 그룹 및 초기 복음주의자 그룹에서 종종 발견된다.

둘째 유형은 자연 위에 있는 은총(gratia supra naturam)의 유형이다. 이 기독교세계관 유형에서는 은총이 자연을 지배하고 특히 자연을 온전하게 한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그래서 학문을 어느 정도 중립적 혹은 긍정적인 기능으로 간주하고, 기독교신앙이 그것을 지배하여 더 온전하게 해야 한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이 세계관 유형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사상 이후 로마 가톨릭의 주도적 세계관이 되어왔다.

셋째 유형은 자연과 병행하는 은총(gratia juxta naturam)의 유형이다. 이 유형의 기독교세계관은 마치 마틴 루터가 그리스도인은 동시에 두 세계에 산다고 표현했던 것처럼, 이 세상에서는 자연(학문)과 은총(신앙)이 각각 유효하고, 서로 절충하려는 연관성 없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서로 각각의 영역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고, 그 양자 사이를 연결시키려는 적극적인 시도를 하지 않는다. 이 유형은 전통적 루터파와 많은 복음주의자들의 기독교세계관으로 간주되고 있다.

넷째 유형은 자연을 관통하는 은총(gratia in naturam)의 유형이다. 이 유형의 기독교세계관은 자연에 대하여 대단히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서, 은총이 자연의 깊은 내면까지 침투하여 자연 자체를 변화시키고, 치료하고, 회복시켜, 그것이 하나님께 드려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이 모델은 자연을 변혁하는 은총(gratia naturam transformans)의 유형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개혁교회 및 장로교회는 이 유형의 기독교세계관을 따른다.

다섯째 유형은 자연과 유사한 은총(gratia instar naturae)의 유형이다. 이 유형의 기독교세계관에서는 은총과 자연이 거의 차이가 없다. 실제로 자연으로부터 은총이 발전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선하고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것이라면 그것이 바로 기독교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 유형은 인본주의를 신봉하는 기독교 철학자들과 자유주의 신학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자유주의적 기독교세계관이다.

이상의 다섯 가지 유형들을 공통성에 유의하여 다시 살펴보면, 그 순서에 따라 처음 세 가지 유형에서는 모두, 자연과 은총의 두 영역이 상호갈등, 위와 아래의 병행, 혹은 나란한 병행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각 별개의 영역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원론적이다. 그래서 이 유형에서는 세계 자체가 두 영역, 곧 자연적이고 세속적인 영역과, 또 종교적이고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영역으로 양분되어 있다. 전자는 타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거나, 어느 정도 중립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부족한 영역이고, 후자는 거룩하고 온전한 구속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종종 전자(前者)가 세상이라면, 후자(後者)는 교회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 세 가지의 유형들을 이원론적 기독교세계관이라고 부른다.

머리말

1. 기독교세계관과 교육철학
2. 개혁교회공동체의 기독교학교운동
3. 흐룬 판 프린스터러의 기독교 세계관과 기독교학교운동
4.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교육과 교육학
5. 헤르만 바빙크의 성경심리학과 교육
6. 얀 바터링크의 개혁교육학
7. 코르넬리우스 야르스마의 아동과 청소년 발달이론
8. 현대 기독교학교교육론
9. 기독교교육철학의 연구방법론
10. 기독교교육학의 연구과제
11. 기독교학교의 미래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