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독일 경건주의 운동의 선언문!
교회를 향한 애정으로 경건의 회복을 부르짖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성경 중심적 교회 회복 프로젝트!슈페너의 대표작 『경건한 열망』은 루터의 종교개혁으로부터 거의 160년이 지난 뒤에 세상에 나왔지만, “제2의 종교개혁 선언문”이라 평가되며 심지어 루터의 『95개 논제』에 비견되는 중요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는 교회가 세상 앞에 보이는 모습이나 교회의 영적 상태가 얼마나 참혹한지를 비탄한 심정으로 서술한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구약시대 마지막 교회나, 로마 제국의 처절한 핍박 아래 있었던 초대 교회보다 더욱 암울한 상황이라는 저자의 외침은 놀랍게도 오늘날 교회의 현실을 꼬집는 듯 들린다. 두 번째 부분은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기대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교회의 미래에 주시는 약속이 무엇인지를 초대 교회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암울한 교회의 현실을 개혁해야 할 필요를 역설하면서 교회 개혁을 위한 여섯 가지의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슈페너가 제안하는 여섯 가지 방안을 간략히 정리하면 ①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전체)을 성도 각 개인이 읽도록 하며, 성경(전체)을 배우기 위한 모임을 진행할 것, ②성도 각자가 영적인 제사장임을 인식하고 목회자와 동역하도록 할 것, ③말씀을 통해 배운 것이 지식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실천되도록 할 것, ④종교적 신학적 논쟁에 신중할 것, ⑤신학 교육을 재정립하고, 실천적인 가르침과 배움이 되도록 할 것, ⑥신학적이고 현학적인 설교가 아니라 신앙을 각성시킬 수 있는 뜨겁고 현실에 닿아있는 설교를 할 것 등이다.
슈페너가 지적하는 교회의 현실, 그가 제시하는 교회가 나아가야 할(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방향, 그리고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이 모든 것이 오늘 우리에게도 너무나 적실하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고전이다.
[출판사 서평]1517년, 마르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 종교개혁의 불길은 순식간에 전 유럽을 뒤덮었지만, 구교(로마 가톨릭)와의 극심한 갈등은 수많은 희생을 불러왔다. 이윽고 개신교회는 점차 안정을 찾는 듯 보였지만, 그 속에는 쉽게 알아차리기 힘든 독버섯들이 자라고 있었다. 교회는 점차 세속화되었고, 목회자들의 추한 모습들이 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는 정의와 사랑을 외치지만 그것들을 세상 앞에 보여 주지 못했고, 외적 형식에 치중한 채 자신들이 가르치는 것과 점점 멀어져 갔다.
이러한 뼈아픈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며, 아픔의 원인을 밝혀 내 다시금 교회의 영광을 회복해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을 모든 교회와 성도들, 특히 목회자와 신학자들에게 외친 사람이 바로 필립 야콥 슈페너(Philip Jacob Spener, 1635-1705)였다. 슈페너의 『경건한 열망』이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오는 핵심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이러하다.
1) 성경으로 돌아가자!슈페너의 『경건한 열망』에 뒤이어 활발해진 경건주의 운동이 ‘제2의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열심의 중심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있기 때문이다. 슈페너가 제안한 여섯 가지의 실천 방안 중 그 첫 번째가 바로 성경에 대한 것이다. 그는 성경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네 가지 제안을 한다. ①모든 성도들이 성경을 읽도록 할 것, ②성경 전체를 읽도록 할 것, ③성경을 배울 수 있도록 교회에서 가르칠 것, ④성경을 배우는 소모임을 운영할 것. 루터는 당시 사제 중심적 성경 독점을 타파하기 위해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것에 매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고, 생애 마지막까지 자신이 번역한 성경을 계속 수정했다. 누구나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신은 슈페너에게도 이어졌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신앙을 회복하며 세상에 복음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누가 뭐라 해도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말씀 중심의 신앙 회복일 것이다.
2) 만인 제사장직의 회복!슈페너는 목회자가 아닌 일반 성도들도 교회와 세상에 복음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역시 루터로부터 시작된 “만인(성도) 제사장” 정신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외침이라 할 수 있는데, 슈페너는 일반 성도들이 스스로 성경을 읽을 뿐 아니라 교회의 운영에 참여하며 서로를 돌아보는 일에도 함께 나설 것을 강조한다. 천 년을 넘는 시간동안 로마 가톨릭은 소수의 사제 중심으로 교회를 이끌어 왔다. 성경에 대한 해석도, 서로에 대한 권면도, 일상에 대한 판단도 모두 사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루터와 슈페너는 사제 중심의 신앙과 신학은 건강할 수 없음을 피력하며, 평범한 신자들이 교회를 섬기고 서로를 부둥켜안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의 공동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무겁게 울리는 경종이 아닐 수 없다. 제왕적 목회자가 이끌어 가는 교회가 아니라 모든 성도의 참여를 통해 운영되는 교회,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나누며 그 안에서 성장하기를 기뻐하는 교회,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 서로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교회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다.
3) 실천적 신앙신앙은 결국 삶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성경적 지식을 채운다 해도 그 말씀이 삶에 녹아들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슈페너의 『경건한 열망』은 그 자체가 실천에 대한, 실천을 위한 책이다. 슈페너는 교회와 성도가 실제적으로 변화되기를 원했다. 성경 말씀에 대한 관심과 배움, 만인 제사장직에 대한 재고, 신학 교육의 변화 등 그가 제시한 모든 구체적 방안들은 결국 교리와 말씀을 삶과 잇는 교각 역할을 한다.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부르시고 보내시는 하나님의 뜻은 2000년 전 초대 교회 때나, 500년 전 루터, 350년 전 슈페너의 때나 오늘이나 동일하다.
독일 경건주의의 아버지 필립 야콥 슈페너의 『경건한 열망』을 통해 오늘날 한국교회의 신앙에도 중요한 전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