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Bunyan, 1628-1688

“예수 외에는 내게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라고 고백한 17세기 영문학의 대표작가 존 번연은 1628년 영국 베드포드(Bedford)에서 남쪽에 위치한 엘스토(Elstow)라는 작은 마을에 가난한 땜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그는 16세에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의회군에 입대하여 3년간 복무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생업을 이어가던 중 20세에 믿음의 여인을 만나 결혼하고, 그때 아내가 가져온 「평범한 사람이 천국에 이르는 좁은 길」(아서 덴트)과 「경건」(루이스 베일리)이라는 두 책을 읽고 회심을 경험합니다. 1653년 존 기포드(John Gifford) 목사를 만나 세례를 받고 복음에 사로잡힌 그는 1655년부터 평신도 설교 사역자로 활동하다가 1660년 찰스 2세가 잉글랜드국교회를 따르지 않는 자들을 핍박하던 당시, 허가 없이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설교를 하지 말라는 당국의 명령을 거절하여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 갇혀 지내게 됩니다. 그는 감옥에서 수많은 저서를 집필하였고 대표작으로는 「천로역정」,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등이 있습니다. 석방 이후, 그는 최고의 작가이자 설교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영혼들을 깨워 복음의 진리를 전하고 구원의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1688년 8월 31일 사역 중에 걸린 폐렴으로 런던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19세기 최고의 설교가 찰스 스펄전이 백 번 이상 읽고 성경 이후 최고의 걸작이라고 부른「천로역정」(天路歷程, The Pilgrim’s Progress)은 기독교문학의 고전으로 우화를 통해 주인공 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시를 떠나 천성으로 가는 순례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꿈의 형식을 빌려 대화체로 서술된 내용은 쉽게 이해되는 동시에 칭의, 성화, 영화를 담아 복음의 진리와 신앙의 본질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1692년까지 영국에서만 10만부가 인쇄되었고 1938년까지 1,300쇄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1895년 제임스 게일(James Scarth Gale) 선교사를 통해 최초로 번역, 발간되었고 지금까지 1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읽혀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책은 사순절 40일간 「천로역정」을 완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본문을 보다 세심하고 깊이 있게, 그리고 내 삶에 비추어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는 절기에 십자가의 은혜에 붙들린 이 땅의 순례자들이 이 책을 통해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길을 벗어나지 않고, 순종과 믿음의 여정을 담대히 걸어가 마침내 저 천성에 이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