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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곳에서 부르짖는 영혼의 시편 가장 위대한 두 편의 회개시 시편 51편과 130편을 통해 죄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시인의 목소리는 선지자의 울림을 담는다. 미래가 내 현실에 나타난다. 종말에 나타나셔서 세상을 심판하실 예수 그리스도가 이제 내게 나타나신다면 두려운 심판 앞에서 내가 어찌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겠으며, 회개하지 않겠는가? 종말이 마땅히 내 삶을 간섭해야 한다. 세상 끝날에 나타나실 주님을 바라는 삶으로 이 세상살이의 틀이 잡혀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람은 이제 자기에게 나타나시는 주님을 영접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이다.

[본문 76-78, '우슬초 회개' 중에서]


고대 히브리 사람들은 우슬초를 첫 유월절에 문인방과 문설주에 양 피를 뿌리는 연보로 요긴하게 섰을 뿐만 아니라(출 12:22), 나병환자를 정결하다고 선언하는 의식에서도 사용하였다.(레14:4-6). 제사장은 새 피를 우슬초에 찍어 나병에서 나은 사람에게 뿌리고, "너는 정결하다"고 선언했다. 우슬초는 시체를 만져 부정하게된 사람을 정결하게 만드는 의식에서도 사용하였다.(민 19:17-19). 이 대는 우슬초로 재 섞인 물을 뿌렸다.

악성 피부병을 앓던 사람이나 부정하게 된 사람은 반드시 우슬초 정결의식을 거쳐야 했다. "사람이 부정하고도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면 야훼의 성소를 더럽힘이니, 그러므로 회중 가운데서 끊어질 것이니라"(민 19:20)는 말씀에 따라서, 우슬초 정결의식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성소 모독죄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 끊기는 벌을 받아야 했다.

시편 시인은 "피로 나를 죄에서 정결하게 하소서"하거나 "재섞인 물로 나를 죄에서 정결하게 하소서"하고 간청해야 할 것을 우슬초로 정결하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정결의식에서 재 섞인 물이나 피를 부릴 때 쓰이는 연모 우슬초가 재 섞인 물이나 피를 대신한다. 연장인 우슬초만 말해도 재 섞인 물이나 피, 곧 그것을 가지고 쓸 재료나 쓸 데를 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붓을 든다'는 말로 문필활동을 시작하고, '붓을 꺾는다'는 말로 글쓰기를 그만두는 우리말과 비슷한 데가 있다. '붓'을 말함으로 구태여 시, 소설, 수필 같은 문학 작품, 곧 '붓을 들어 쓴 것들'을 들추지 않아도 좋다. '쓸데 대신에 연모로 바꾸어 말하기'(환유, metonymy)라는 수사학이다.

시편 시인은 자기 죄악을 악성 피부병, 문둥병처럼 끔찍한 것으로 본다. 문둥병은 더럼, 부정의 극치다. 문둥병보다 더 더럽고 무서운 것은 없다고 쳤다. 죄로 오염된 자신의 모습에 견줄 만한 짝이 문둥병 말고는 없다. 내 죄보다 더 더럽고 무서운 것은 없다고 고백한 셈이다. 우슬초는 문둥병을 떠올리게 하고, 문둥병은 최악의 더럼이라는 관념을 불러일으킨다. 연상심리학이다.

제사장이 나병환자를 정켤케 하는 의식에서 우슬초를 사용하듯, 나병환자와 같은 죄인인 자신을 정결케 하는 일에서 우슬초를 사용해 달라고 시편 시인은 하나님께 간청한다. 문중병 환자와 짝을 짓는 우슬초가 이제 시편 시인, 나와 짝을 짓는다. 죄 관점에서 시편 시인과 나는 문둥병 환자와 다름없다는 고백이다.

문둥병 환자, 우슬초가 필요하고
시안과 나, 우슬초가 필요하다.

대담하고 솔직한 이 고백은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고 한 사도 바울의 고백과 맞먹는다. 사도 바울과 시편 51편 시인은 깊이가 같은 죄의식, 죄 깨달음에 사로잡혀 있다. 사도 바울의 자기 공개는 "죄인 중에 내가 괴수였다"는 과거형(I was)이 아니라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다"라는 현재형(에이미, I am)이다. 시편 시인도 과거를 회상하지 않고, 현재 상태를 말하고 있지 않은가?

구약의 우슬초 죄인은 신약의 '죄인 중에 괴수'다. 거꾸로 하여, 죄인 중에 괴수는 우슬초 죄인이다. 우슬초 시인과 사도 바울은 죄에 관한 한 생각이 같고 몸가짐이 같다. 그러면 왜 이들은 우슬초 죄인으로, 죄인 중에 죄인으로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고 있는가?

자기가 가장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욱 철저히 회개한다. 죄에서 괴수이면, 회개에서 우두머리다. 사도 바울과 시편 시인은 더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뼛속 깊이 느낀다. 철저히 회개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넘치게 내린다.

당신의 죄가 우슬초로 정결하게 해야 하는 문둥병처럼 끔찍한 것이라 한다면, 당신은 심기가 불편해질 것이다. "내 죄가 어찌 그토록 문둥병처럼 더럽단 말인가?" "살인하고, 도적질하고, 뇌물 주고받고, 간음하고, 남을 모함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사람들과 비교하면 내 죄는 약과다." 그러나 시편 시인은 자기 죄를 줄이거나, 깎거나, 덜어내거나, 에누리하거나, 가볍게 하지 않는다. 죄가 더한 곳에 더욱 넘치는 은혜(롬 5:20)를 시편 시인은 체험하고 싶어한다.

하나님은 "죄인 중에 내가 괴수입니다."하는 고백을 나한테서 듣고 싶어하신다. 내 죄의 더럼이 문둥병의 더럼이라고 우슬초 묶음을 들어 고백할 것을 내게 재촉하신다. 하나님은 내 죄를 줄이거나, 깎거나, 덜어내거나 에누리하거나, 가볍게 하지 말것을 내게서 바라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내게 더 큰 은총을 내려 주고자 하신다.

고대 히브리 사람들은 죽음의 영역은 오염, 부정의 영역으로 친다. 주검과 접촉했다는 것은 죽음의 울안에 드나들었다는 뜻인데, 이는 그렇게 한 사람을 부정한 상태에 들어가게 만든다.(민 19:11) 시편 시인은 죄 때문에 죽음의 울안에 누운 자가 주검을 앞당겨 본다. 바로 자신이 오염과 부정 그 자체인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속속들이 부정해진 시인에게 우슬초 정결의식이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하리라.

책 머리에

새로 빚으소서 시편 51편
하나님, 나를 어떻게 다루려 하십니까?
빨래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용서하실 때까지 내 앞을 떠나가지 않는 죄
죄짓기 : 사람에게냐 하나님에게냐
속속들이 죄로 채워진 사람
진리 처방, 지혜 처방
우슬초 회개
뼛속의 아픔이 뼛속의 기쁨으로
죄와 죄값을 아울러 지우시는 하나님
새 창조를 살게 하소서
진노와 은총의 대결
하나님, 당신께 달라붙게 하소서
회개하는 사람이 회개의 길잡이로
제구실을 다하는 혀
찬양을 주시는 하나님께 찬양을
퇴짜맞은 특선 제사
하나님, 내게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나의 하나님, 공동체의 하나님
하나님의 어린 양

<시편 51편의 짜임새>
<새롭게 다시 들려오는 성령의 소리>

맺음말

절망의 깊은 데서 시편 130편
극한 상황에서 알아낸 내 참모습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부르짖음뿐입니다.
하나님의 눈빛
새로 빚으시겠다는 신호
내 영혼의 정열
믿음으로 버티는 기다림
네 값은 내가 매기마
너는 내 것이라

<시편 130편의 짜임새>
<새롭게 다시 들려오는 성령의 소리>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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