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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천로역정이 출간되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천로역정!
그 영혼구원의 파노라마가 마음에서 시작된다.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속
동물들이 농장을 차지하려는 듯이,
사람마음 속 사는 이들이
마음을 차지하려고
위대한 사투를 벌이다!

성안(마음)에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성을 차지하기 위한
성내 양반들의 위대한 회의!

그 영원함을 막는 일에
반드시 모든 것을
걸어야만 했다.

이제 그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글의 형식 소개]

이 책은 청교도 시대의 존 밀턴의 실낙원이나 존 번연 천로역정과 같이 문학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 그 중 마음은 인간 본질에 가장 가까운 영역인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고찰한다는 의미에서 이 글은 매우 흥미로운 글이 될 것이다. 저자는 마음을 성(castle)으로 비유하며 전개하고 있다. 성내로 비유한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갖가지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지 드러내려 한 것이다. 특히 성내에 살고 있는 여러 양반들을 통해 나타난 마음의 상태의 전개는 극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보이지 않던 마음이 보여지고, 보이지 않던 영원한 것이 보여지게 될 것이다.


[등장인물]

불신성 성주 | 사람을 상징, 불신성 주인이자 불신성의 통치자
정욕어른 | 성내 양반들의 어른이며 불신성의 2인자
성내 양반들 | 죄의 양반들과 도덕적 양반들로 구분됨
자존심 | 성문을 지키는 군인
세상행복 | 불신성에 찾아와 행복을 전파하는 인물
바알세불 | 사단을 상징
바알세불의 비서관 | 사단의 직속 부하
양심 | 성내 사법권의 중추적인 인물
자기의뢰 | 자기 의라는 성벽 위를 지키는 보초병들
은혜 | 성주에게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주는 이

Invitation

여기 마음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마음을 훤히 볼 수 있는 한 성(castle)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성의 주인인 성주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거주 중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곳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 것은 뜻밖의 섭리입니다. 왜냐하면 그곳은 그 어떤 누구도 제대로 방문해 본 적 없는 우리 모두의 독특한 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성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당신에게 온 것입니다. 초대장이 온 것입니다. 만약 그 초대장에 응하기만 한다면, 그 성문에 도착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 그 성에 도착한 당신을 순식간에 보게 될 테니 말입니다.
자, 그럼 그 성으로 지금 한번 떠나보시지 않겠습니까?


제I부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요 4:13)
우리들 마음을 매우 빼닮은 형태를 가진 성 하나가 있었다. 마치 사람마음을 옮겨놓은 것만 같은 성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마음이 꼭 성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은 희한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성의 모양은 고귀한 분위기와 고풍스러운 멋이 어우러져 있었는데, 성벽은 층층마다 질서가 잡혀 있었고 그 조화는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만 같았다. 또한 그 예술작품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그 주변을 감싸는 외부환경이어서 성 전체와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이 성을 매우 특별하고도 아름답게 보이게 한 것이다. 이것이 성 밖에서 볼 때 이 성의 모습이다. 특별한 것은 이 성의 외관만이 아니었다. 이 성의 이름도 매우 특별했는데, “불신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이 그것이다. 이 성이 불신성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 성의 성주가 이 불신성만 빼놓고 전부 다 불신한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가 신뢰하는 것은 오직 이 불신성과 불신성 내에 사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 밖의 성 외부의 모든 존재나 사물들은 모두 다 불신했었다. 그만큼 불신성의 성주는 자신의 성을 특별히 신뢰하고 믿었으며 거기서 나오는 모든 것들을 의지하고 있던 셈이다. 그렇다면 거기에는 뭔가 특별하거나 탁월한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그건 알 수 없었다. 적어도 외부 사람이 보았을 때는 말이다. 불신성에 그 성문을 열고 성안에 들어간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성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외부인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금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이 성 주인은 성안에 방문객을 들이지 않는 것이 철칙이었다. 겉으로 보았을 때 매우 아름다운 성이지만, 그 성안이 어떠한지 외부인이 전혀 들여다볼 수 없었던 것이다. 다만 그 성에서 허락한 방문객만 빼놓고 말이다. 그 방문객 중 하나가 본 바에 의하면... 그 불신성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했다.

성문을 열고 성내에 들어가면 성의 주인이자 통치자인 성주가 있었고 그리고 그 성주를 섬기는 자들이 살고 있던 것이다. 먼저, 성문 기준에서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여러 죄의 양반들이 살고 있었는데 교만양반, 탐욕양반, 음란양반, 불의양반, 추악양반, 시기양반, 악독양반, 허영양반, 방탕양반, 게으름양반, 사치양반, 미움양반, 거짓양반, 살인양반등이 살고 있었다. (롬 1:28-31) 여기에 사는 양반들은 이성을 장악하고 있는 주류 중의 주류로서, 이 성의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모든 기구가 여기에 모인 것이다.(렘 17:9) 성의 행정, 사법, 군사 등 요직이란 요직은 다 이 양반들 차지였다. 그만큼 성내에서 그들의 위치가 어떠한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성내의 주도적인 역할은 언제나 이 죄의 양반들 차지였기 때문이다.(창 6:5)

그리고 또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 죄의 양반들과 달리 매우 도덕적인 양반들이 살고 있었는데 선의양반, 예의 양반, 법도양반, 경혐양반, 칭찬양반, 인정양반, 존중양반 등이 그들이다. 여기 사는 이 양반들은 그 옛날 이 성의 입법권을 가질 정도로 매우 권세 있는 양반들이었지만, 죄의 양반들에게 결정권을 내주고 난 이후 그 영향력은 급속히 줄어들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이들에게는 전통 양반들이라는 자부심만큼 중요한 자산이 없었으며 뼈대있는 가문의 향수만큼 중요한 자랑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성향이 역설적으로 불신성을 좋게 만드는 일로 나타났는데, 성주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이 그것이었다. 왜냐하면 이 도덕 양반들의 역할에 따라 성주의 성 밖 이미지가 매우 달라졌기 때문이다.(눅 10:29)

그리고 이 두 세력, 즉 죄의 양반들과 도덕 양반들의 리더 격이라할 수 있는 자가 있었는데 바로 “정욕”(Epithumeo)이라는 인물이었다.(약 1:15) 이 정욕은 성내 모든 양반들의 어른이었다. 성내 두 부류인 죄의 양반들뿐만 아니라 도덕 양반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어른이었던 셈이다. 성내 사람들 입장을 대변해 성주에게 민원을 전달하고 촉구하는 막강한 2인자였던 것이다. 불신성 통치자는 성주이기 때문에 정욕을 지도자라고 부르지는 못했지만 대신 존경의 표현으로 “정욕어른”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어쩌면 불신성의 성주는 자신들의 도구일 뿐, 실질적인 지도자는 정욕어른으로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성안 사람들은 정욕어른을 깊이 따르고 존경하고 있었다.